[더구루=김형수 기자] 연간 7000만 톤 이상의 제지를 생산하는 세계 2위의 종이 산업 대국인 미국의 종이 대란이 발생했다. 미국 종이 생산량과 수입량 감소와 종이 원자재 펄프가격 폭등이 맞물리면서 미국 내 종이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5일 ERA Forest Products Research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제지 생산능력은 약 250만톤 줄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20% 급감했다. 고정비 부담이 크고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들어 설비 증설이 어렵고 시장 진입 문턱이 높은 제지산업 특성상 신규 업체가 사업을 시작하기도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도 전자상거래가 호황을 누리면서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골판지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제지 수급 비상을 부추겼다. 미국 연간 택배 물량은 지난 2019년 148억개에서 2020년 202억개로 급증했다. 미국 제지기업들이 골판지 생산에 주력하면서 인쇄용지. 신문용지, 코팅용지 등 다른 종이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물류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서 종이 수입도 어려웠다.
급등한 펄프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세인트루인스 연방은행는 펄프 가격은 지난해 143달러(약 18만1200원)에서 올해 208달러(약 26만3500원)로 45.45% 치솟았다고 했다.
배성봉 코트라 시카고무역관은 "종이 생산은 제한되는 반면, 팬데믹 이후 전자 상거래의 급성장으로 골판지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제지산업은 변화하는 시장의 수요에 맞춰 지속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종이 배터리, 절연지, 섬유에 이미지를 입히는 전사지, 절연지, 플라스틱 비닐 대체 포장재, 종이 빨대 등의 등장이 대표적 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