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DL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3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가운데 하나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SMR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엑스에너지는 18일 DL이앤씨·두산에너빌리티와 2500만 달러(약 31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DL이앤씨가 2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이에 따라 DL이앤씨·두산에너빌리티·엑스에너지는 글로벌 SMR 시장 진출에 협력할 방침이다. 한국은 시공·제작 능력에 강점이 있고, 미국은 원전 설계에 강해 시너지가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지난 2021년 9월 이 회사와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을 맺고 SMR 개발에 이미 참여 중이다.
제이 클래이 셀 엑스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DL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 등 세계적인 기업과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두 회사의 전문 지식과 지원은 우리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엑스에너지는 2009년 설립한 원전 기업으로 고온가스로 SMR 'Xe-100'을 개발 중이다. 이 원자로는 80㎿급 원자로 모듈 4기(총 발전용량 320㎿)로 구성된다. 테니스 공 모양 핵연료를 사용한다.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쓰고 운전 중 600도의 열을 생산, 다양한 산업의 열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엑스에너지는 지난 2020년 미국 에너지부(DOE)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으로 선정됐다. 이르면 내년 1분기 미국 당국에 SMR 건설 허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워싱턴주 리치랜드에 SMR 건설을 추진 중이다. <본보 2023년 1월 13일자 참고 : 테라파워·엑스에너지, 내년 1분기 SMR 건설 허가 신청…2050년 440조 시장 선점>
엑스에너지는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아레스애퀴지션(Ares Acquisition Corporation)과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추진 중이다. <본보 2022년 12월 7일자 참고 : 소형원전 기업 '엑스에너지', 美증시 상장 시동…두산에너빌리티 수혜 기대감>
양사는 합병 기업의 가치를 20억 달러(약 2조4800억원)로 평가하며,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24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관 및 전략적 투자자들과 1억4800만 달러(약 1840억원)의 투자 약정을 맺은 상태다. 올해 2분기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SMR 시장은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35년까지 최대 63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300여기의 SMR이 전 세계에 설치될 것이란 관측이다.
DL이앤씨는 현재 캐나다 원전기업 테레스트리얼에너지(Terrestrial Energy)과 통합용융염원자로(IMSR) 열병합 발전소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