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10조 달러(약 1경3000조 원)를 넘어섰다. 거래 편의성과 투명성, 저렴한 비용 등이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향후 ETF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JP모건이 발간한 ETF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조6000억 달러(약 1경2500조 원)였던 글로벌 ETF 시장은 올해 5월 말 기준 10조1000억 달러(약 1경3100조 원)로 성장했다.
글로벌 ETF 수는 약 1만1000개에 이르며 대부분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다. 주식 ETF가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채권 ETF가 크게 성장하며 전체 시장의 약 21%(약 2조100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SPY ETF’와 인베스코의 나스닥 연계 ‘QQQ ETF’, 블랙록의 소형주 ‘IWM ETF’가 미국 전체 ETF 옵션 거래량의 약 94%를 차지하고 있다.
JP모건은 전반적인 ETF 수수료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저렴한 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10년 간 미국에서 AUM(순자산총액) 가중 평균 수수료가 절반으로 감소해 현재 17bp(베이시스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체별로는 블랙록과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빅3 지위를 유지하며 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했다. 뱅가드의 경우 지난 2021년 ETF 시장 점유율 28%에서 올해 29%까지 상승했다. 다만 거래량 측면에선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SPY가 1위를 차지했다.
JP모건은 “향후 몇 년 동안 글로벌 ETF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자금 유입으로 뮤추얼 펀드에서 ETF로의 전환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ETF 시장도 100조 원 시대를 열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100조3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78조5116억원보다 27.41% 증가한 수치다. ETF 상품 수도 많아졌다. 지난 2019년 450개에 불과했던 국내 ETF 수는 현재 733개까지 늘어났다. 하루 평균 거래액도 2000년대 초엔 100억 원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하루 2조~3조 원대에 이른다.
한편, ETF는 여러 주식을 모아 놓은 ‘묶음’에 투자해 가격 급등락 불안을 줄인 펀드의 장점과 한 주 단위로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의 장점을 합쳐 놓은 투자 상품이다. ETF의 수수료(운용 보수)는 0.5% 내외로 일반 펀드에 비해 훨씬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