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많은 미국 기업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정치적 요소와 DEI 노력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7일 코트라 '반DEI 운동 일어난 미국, DEI 경영에 고심 중인 기업들' 보고서에 따르면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데이비슨은 지난달 DEI 관련 이니셔티브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반(反)DEI 운동 세력으로부터 압박을 받아오던 할리데이비슨이 한달 여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할리데이비슨은 소셜미디어 X(엑스)를 통해 자사의 모든 DEI 기능을 중단하고 지난 4월부터 관련된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채용과 예산 운영에 다양성과 관련된 목표를 없애고 인권 캠페인을 주도하는 그룹과 관계 중단, 직원 교육에서 사회적 동기부여 콘텐트 삭제 계획 등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월 1일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이유로 DEI 팀을 감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흑인 직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할 정도로 DEI 관련 이슈에 강력한 목소리를 냈던 구글과 메타도 DEI 팀을 줄이고 관련 예산도 삭감했다.
기업의 DEI 정책이 여러가지 요인으로 기업에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놓고 기업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반DEI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특정 기업이 타깃이 되고 있지만 상당수 미국인들이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DEI 정책 시행을 단순히 중단하는 것 역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것이다.
현재 60~70%의 미국인은 기업 내 DEI 프로그램을 '좋은 것(good thing)'이라고 여기고 있다. 여러 이니셔티브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포스트와 입소스폴이 지난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1%가 기업 내 DEI 정책을 '좋다'고 평가했다. 인종별로는 흑인 84%, 백인 51%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