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그룹이 베트남 마산그룹의 경영에서 발을 뺀다. 전채란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의 사임으로 향후 이사회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그룹 전체의 '리밸런싱(사업 조정)' 전략과 맞물려 SK의 베트남 사업에도 변화가 전망된다.
마산그룹은 전 대표로부터 지난 4일(현지시간) 사임서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향후 주주들의 서면 결의로 사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SK에 합류, 2022년 1월 동남아투자법인 대표로 임명된 후 이듬해 4월 마산그룹 이사회에 합류했다. 당시 유지한 SK수펙스추구협의회(SK수펙스) 투자2팀장(부사장)의 뒤를 이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멤버 전원을 자체 인사로 채워 독자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마산그룹의 전략에 따라 약 1년 5개월 만에 사임을 결정했다. <본보 2023년 4월 18일 참고 전채란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 베트남 마산그룹 이사회 멤버 합류>
전 대표의 사임으로 SK는 마산그룹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SK그룹은 지난 2018년 4억7000만 달러(약 6200억원)를 들여 마산그룹 지분 9.5%를 취득하며 주요 주주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다만 경영 참여와 별개로 마산그룹과의 파트너십은 이어간다. 마산그룹은 베트남 재계 2위이자 최대 식음료(F&B) 기업이다. 베트남의 '국민 소스' 친수(chin-su) 소스를 만든 기업으로 유명하다. 식음료와 축산, 광물 등 사업을 다각화하며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민간기업 중 빈그룹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다.
SK는 동남아 사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마산그룹에 투자했다. 마산그룹과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라 2021년 빈커머스(현 윈커머스) 지분 16.3%를 4억1000만 달러(약 5400억원)에 매입했었다. 이후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그룹 사업을 정리하는 리밸런싱에 박차를 가하면서 빈커머스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최근 마산그룹에 윈커머스 보유 지분 중 7.1%를 2억 달러(약 2600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동시에 마산그룹의 보유 지분에 대한 풋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행사 기한은 최대 5년 연장하며 장기 파트너십을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