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먹는 괴물’ AI 시대 해답은 SMR

2024.09.06 16:29:30

로버트 에클스 美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 포브스 기고문
"데이터센터 전력량, 10년 내 세계 에너지 수요 3~4% 차지"
SMR, '전력 공급 안정화·탈탄소화' 두 마리 토끼 잡을 대안
MS, SMR 등 원자력 도입 적극 나서…"전력 구매 계약 체결중"

[더구루=정예린 기자]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친환경 해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가동에 투입되는 막대한 양의 전기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략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원자력 에너지가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앞다퉈 SMR 도입을 가속화할 경우, 주요 SMR 제조사들과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하고 있는 우리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6일 로버트 에클스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최근 포브스 기고문에서 "AI는 만족할 줄 모르는 에너지 괴물"이라며 "원자력 발전은 △기저부하 특성 △작은 발전소 부지 면적 △발전소 수명 등 3가지 장점으로 탈탄소화 빠르게 증가하는 글로벌 전력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이라며 기업들의 SMR 도입을 촉구했다. 

 

◇ '탄소 발생 주범' 데이터센터 전력 급증…SMR 필요성↑

 

에클스 교수가 SMR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원활한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챗GPT 질문 1개를 처리하는 데 구글 검색 대비 약 10배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이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는 현재 세계 에너지 수요의 1~2%를 차지하는데, 이는 10년 내 3~4%로 약 2배 증가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가 최근 이산화탄소 발생의 새로운 주범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한 곳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수십만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전력이 필요한데, 화력발전 등 전통적인 전력 조달 방식을 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재생에너지는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에클스 교수는 특히 전통적인 대형 원전과 달리 SMR은 모듈화되고 소형화돼 더 빠르고 저렴하게 건설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갖췄다는 점을 높게 샀다. 그는 "나는 시민들이 전통적인 대형 원전과 SMR의 차이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원자력을 선호하는 수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빅테크 SMR 도입 가속화…"시장 르네상스 촉발"

 

SMR 산업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직접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친환경 전력 수급 문제에 직면한 IT 기업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에클스 교수는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엔비디아 등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오는 2030년, 늦어도 204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빅테크는 MS다. MS는 미 최대 원전 소유주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로부터 버지니아에 있는 데이터 센터 가동을 위해 원자력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망 측면에서 SMR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SMR 전문가를 영입하고 SMR 개발 프로그램 팀도 꾸렸다. 

 

멜라니 나카가와(Melanie Nakagawa) MS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는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SMR과 핵융합을 모두 검토하고 있으며, 이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이는 그 전력이 생산되면 우리 데이터센터로 공급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MS가 협력을 논의 중인 SMR 기업이 어느 곳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후보군으로는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웨스팅하우스 △BWXT 테크놀로지스(BWXT Technologies) △카이로스파워 △오클로 △테레스트리얼에너지 △엑스에너지(X-Energy) 등이 꼽힌다. 

 

에클스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SMR에 대해 계약한 첫 번째 빅테크 기업이 되는 것은 기후 변화 문제와 미국 에너지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장의 르네상스를 촉발할 것이므로 MS가 이들 기업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기를 바란다"며 "MS는 탄소 제거 시장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AI 응용분야를 위한 SMR 시장에서도 동일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SMR 기업과 맞손' 삼성·SK·두산·GS 등 韓 기업 호재

 

MS를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SMR 도입을 서두를 수록 우리 기업들에는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일찍부터 주요 SMR 기업과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 다방면으로 협력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2021년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 GS에너지와 SMR 사업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며 삼성물산과 GS에너지는 발전소 시공·운영에서 시너지를 낸다. 이들은 뉴스케일파워가 추진중인 루마니아 SMR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엑스에너지는 작년 초 DL이앤씨와 두산에너지빌리티로부터 각각 2000만 달러와 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주기 제작을, DL이앤씨는 설계·조달·시공(EPC)을 담당한다.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SK㈜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약 2억50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확보했다. SK그룹, 한국수력원자력과 SMR 사업 개발에도 협력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생산을 위해 SMR 전용 공장을 설립했고, 지난 4월에는 뉴스케일파워 SMR 건설을 추진 중인 루마니아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이 이 SMR 전용 공장을 방문해 제작 역량을 확인한바 있다"며 "두산은 SMR 제작에 필요한 첨단 제조 기술 개발과 제작 설비를 확충하는 등 SMR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