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베트남이 수도 하노이부터 호찌민까지 관통하는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한다. 2035년 완공을 목표로 역대 인프라 사업 중 최대 규모인 90조원 이상을 쏟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마어마한 사업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13일 베트남익스프레스와 채널뉴스아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정부는 하노이부터 호찌민까지 남북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
남북 고속철도 사업은 최고 시속 350㎞인 철도를 도입해 약 20개 성·시를 관통하는 교통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총 1541㎞ 길이로 승객을 위한 일반역 23개와 화물역 5개를 포함한다.
베트남은 앞서 컨설팅을 통해 최고 시속 350㎞인 철도를 활용할 때 250㎞일 때와 비교해 12.5% 더 많은 승객을 실어나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비용은 8~9% 더 들지만 향후 250㎞에서 350㎞로 철도를 업그레이드할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오히려 경제적인 선택이라는 게 현지 정부의 결론이다. 사업비는 약 673억4000만 달러(약 90조870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베트남 역대 인프라 사업 중 최대 규모다.
베트남은 사업비를 자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자금 확보를 위해 국채도 발행한다. 과도한 차입으로 국가 핵심 인프라가 해외에 종속되는 문제를 예방하고 재정 자립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응웬 단후이(Nguyen Danh Huy) 베트남 교통부 차관은 "해외 차관은 조건이 따른다"며 "기술 이전과 국내 기업 도급업체 계약 등을 전제로 제한적으로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오는 20일 국회에 고속철도 사업 계획을 제출해 승인을 받고 2025~2026년 타당성조사를 실시한다. 2027년 말 '하노이-빈'과 '나짱-호찌민' 구간의 계약자를 선정하고 철도 용지 작업을 시작해 공사에 나선다. 2028~2029년 '빈-다낭'과 '다낭-나짱' 구간을 착공한다. 2035년 말까지 전체 구간을 완료할 예정이다.
후이 차관은 "남북 고속철도 사업은 정치적 지원을 받는 최우선 과제"라며 "국내외 자원을 동원해 시기적절하게 완공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변수는 자금을 제때 조달할 수 있느냐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이 대규모 프로젝트의 자금을 독자적으로 마련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 독일 등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