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자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비대면 대출 3개 상품(i-ONE 직장인스마트론·i-ONE 주택담보대출·i-ONE 전세대출)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가계대출의 한시적 총량 관리를 위한 차원에서다.
우리은행은 내달 8일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우리WON주택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 상품(우리WONM전세대출·우리스마트전세론·iTouch 전세론)의 판매도 중단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상품별 우대금리도 최고 0.5%p(포인트) 줄였다. 우대금리를 줄이면 대출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상품 판매도 일부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쏠(SOL)뱅크 비대면 대출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대상은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 전체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전세대출이 모두 포함한다. 다만 △예금담보 △청약저축담보대출 △TOPS 펀드담보대출수신담보대출 같은 상생대환대출은 기존대로 신청 가능하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대출 중단에 나선 데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간 경영 계획 대비 증가율은 150.3%를 기록했다. 통상 8월에는 연간 계획 대비 60~8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정한데, 이를 두 배 이상 초과한 셈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0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812억원으로 9월 730조9671억원 대비 1조1141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