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웨덴 군에 추진장약을 납품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인해 탄약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유럽 방산 시장 공략을 가속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18일 스웨덴 국방물자조달청(FMV)에 따르면 FMV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스웨덴이 개발한 '아처 자주포'용 추진장약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거래 규모와 조달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추진장약은 탄약의 추진제로, 포탄을 앞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는 화약이다. 자주포, 박격포 등 포탄과 관련된 모든 무기에 쓰인다.
최근 유럽에서는 추진장약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FMV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계약 배경으로 추진장약 '공급 부족'을 꼽았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글로벌 포병 탄약 시장에서 추진장약 수요가 높아지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유럽 내에서도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국가인 만큼 대규모 추진장약을 필요로 하고 있다. 스웨덴은 지금까지 총 17차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지원 규모는 46억 달러에 이른다. 오는 2026년까지 약 70억 달러 규모의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패키지 안에는 육·해·공군용 무기와 장비 조달, 자금 지원이 포함된다. 아처 자주포는 물론 ASC 890 공중감시지휘기, PBV 302 궤도식 장갑차, 레오파드 2 전차, 칼 구스타프 무반동포, NLAW 대전차무기, CV90 지뢰제거차량 등을 지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웨덴과의 추진장약 공급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탄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탄약과 장약을 제조할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은 유럽에서의 수주를 적극 모색한다. 지난 9월에는 6673억원을 투자해 추진장약 공장을 증설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오는 2026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스웨덴 수출 품목 다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스웨덴은 지난 2016년 한화에어로스페스와 K9 자주포 성능 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에도 한국과의 방산 협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이달 초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방한해 국내 방산업체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령 사태로 인해 일정을 취소하고 무기한 연기했다.
올레 오스왈드 FMV 전략적 구매 담당은 "우리는 이웃 국가들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추진장약은 스웨덴 군의 즉각적인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