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도 포함?'…은행권 대규모 희망퇴직, 최대 2000명 전망

2025.01.12 12:42:59

대상 연령 30~40대로 확대…재취업지원금 강화로 신청↑
디지털 전환에 조직 효율화 가속…숙련 인력 부족 우려도

 

[더구루=진유진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를 본격화하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을 30대까지 확대하거나 재취업지원금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유도 방식을 채택한 가운데 올해 5대 시중은행에서만 최대 2000명 이상이 짐을 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은 2010년대 중·후반부터 매년 연말연시에 정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올해 희망퇴직자 모집을 통해 540여 명을 확정했다. 이는 전년도 234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391명이 희망퇴직하며 전년 372명보다 소폭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지난 6일과 7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마무리하고 확정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희망퇴직자 수는 각각 325명과 362명이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도 최근 접수를 끝내고 최종 선별작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674명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인원이 퇴직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희망퇴직 규모가 대부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체 인원은 2000명을 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는 총 1967명으로, 전년 대비 약 21% 감소했었다. 당시 금융당국이 36개월 치 퇴직금을 과도하다고 지적하자 이를 최대 31개월 치로 축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도 희망퇴직 조건은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대상 연령 확대와 재취업지원금 등 혜택 강화로 인해 신청자가 늘고 있다. 신한은행은 30대 후반(1986년생)까지, 국민은행은 40대 초반(1974년생)까지 신청 대상을 확대했다. 대부분 은행은 40대 초반까지 대상을 확대하면서 희망퇴직은 더 이상 50대 직원에 국한되지 않게 됐다.

 

여기에 실적 대비 더 나은 희망퇴직 조건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가 직원들 사이에서 확산하며 퇴직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경력이 많은 직원의 경우 퇴직금과 재취업지원금을 합쳐 수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을 수령할 수 있어 '로또 복권'에 비유될 정도다. 올해 희망퇴직금은 최대 31개월 치 평균 임금 수준으로, 평균 3억~4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의 대규모 희망퇴직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비대면 영업 확대로 점포 수가 줄고 이에 따른 필요 인력도 감소하면서 인건비 절감과 세대교체를 통해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중장기적 전략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은행원이 고객 업무를 처리하는 AI 브랜치를 통한 무인 영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디지털리딩뱅크'를 선언하며 변화를 꾀했다. 우리은행도 기업금융 디지털화를 목표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희망퇴직이 제도화되면서 과거의 부정적 인식은 상당히 완화됐으나, 지나친 인력 감축은 숙련 인력 감소와 조직 내 경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를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 인력 부재로 조직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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