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의 특허 재심·무효 신청 건수가 지난 8년 동안 급증했다. 지난해 재심 신청은 10만 건에 가까웠고, 무효 신청 건수는 9000건을 돌파했다. 불명확하고 일관되지 않은 심사 기준과 문턱이 낮은 등록 절차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25일 중국 국가지식산권국(SIPO) 관영 매체인 '중국 지식재산권보(中国知识产权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특허 재심 신청은 9만7100건, 무효 신청은 9100건으로 추정된다.
재심 신청은 2017년 3만4123건에서 2023년 10만6120건으로 3배가량 뛰었다. 올해 들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0만 건에 근접했다. 무효 신청은 2017년 4565건에서 2023년 8739건으로 급증했다. 작년도 전년 대비 4% 증가하며 상승세를 탔다.
재심의 경우 SIPO는 지난해 5만7700만 건을 처리했다. 평균 심사 기간은 4.4개월로 전년보다 0.3개월 줄었다. 무효 신청 처리 건수도 9500만 건으로 1년 전보다 23.8% 늘었다. 평균 처리 기간은 5.9개월이었다.
SIPO는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있지만 적체는 여전히 심각하다. 매년 신청 건수가 처리 건수를 압도한다.
지식재산권보는 재심 신청 이유로 심사 과정의 문제를 들었다. 심사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또한 실용신안과 외관 디자인 특허 관련 무효 신청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두 특허의 무효 신청 건수는 2023년 각각 3894건, 3207건으로 2017년 대비 2배나 뛰었다.
실용신안과 외관 디자인 특허는 모두 등록 과정에서 실질심사(심사관이 특허 출원에 대한 등록 여부 결정을 위해 진행하는 심사)를 거치지 않는다. 절차가 간단해 낮은 품질의 특허가 등록될 수 있으며 이는 무효화 분쟁으로 이어진다는 게 현지 업계의 시각이다.
지식재산권보는 저품질의 특허 등록으로 악의적인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허 소송 비용이 크지 않고 소 제기도 어렵지 않아 법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품질 향상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