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등…트럼프발 관세전쟁 후폭풍

2025.02.03 09:16:37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인플레이션 우려 속 안전자산 선호↑
지난달 31일 금 가격 2800달러 돌파…사상 최고치 기록

 

[더구루=진유진 기자]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멕시코·중국 등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온스당 2812 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2800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전날 2798.59 달러로 지난해 10월 30일 수립한 최고가(2783.95 달러)를 경신한 지 하루 만이다.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은 현물 가격도 지난달 2일 29.4 달러에서 31일 31.6 달러로 7.4% 상승했다.

 

금과 은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캐나다·멕시코·중국을 대상으로 보편 관세 부과 절차를 착수한 데 따른 결과다.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는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실물자산인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4일부터 즉각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캐나다·멕시코·중국은 각각 보복 관세를 예고하며 글로벌 무역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일방적인 추가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으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각각 긴급 기자회견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방침을 발표했다.

 

올해도 무역 갈등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금 강세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금 가격이 올해 온스당 3000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금과 은은 각각 2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9일 열린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세 차례의 금리 인하에 이은 결정으로, 연준은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잠재적 영향과 관련, 관망 모드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통화정책 기조는 이전보다 덜 제한적이고 경제는 강한 상태"라며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이민·재정 정책, 규제와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트럼프발 정책 등 다양한 변수들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임을 시사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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