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인도가 해운 산업 발전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홍해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망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4일 인도 정부에 따르면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은 최근 해운 산업 발전을 위한 2500억 루피(약 4조2000억원) 규모의 해양개발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해양개발기금은 해운 업체에 대한 분산 지원과 경쟁 촉진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금 중 49%는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항만과 민간 부문에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시타라만 장관은 “선박의 범위와 범주, 용량을 늘리기 위해 조선 클러스터가 촉진 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전체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추가 인프라 시설과 숙련도 및 기술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수출기구연합회(FIEO)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쉬와니 쿠마르 인도수출기구연합회장은 선박 건조 클러스터가 활성화되면 수출 부문에 대한 전반적인 인프라와 물류 지원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외국 해운사에 달러로 송금되는 막대한 외환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쿠마르 회장은 “조선은 준비 기간이 긴 만큼 선박 제조용 원자재와 부품, 소모품 또는 부품에 대한 기본 관세 면제를 향후 10년간 계속할 것을 제안한다”며 “선박 건조에 대해서도 동일한 면제를 제안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의 이번 결정은 홍해 위기 이후 공급망 스트레스가 심화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인도 수출업체들은 홍해 위기로 인해 운송 운임이 상승하며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세계은행의 무역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서아시아와 지중해, 아시아 지역 운송료는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해운사의 수익은 급증하고 있다. 세계 무역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덴마크 기업 머스크는 지난해 8월 홍해 위기로 인한 운임 상승과 견고한 컨테이너 운송 수요를 이유로 지난 5월 이후 세 번째로 수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한편, 인도는 한국 조선업계에도 잇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도 항만해운수로부는 지난달 공식 홈페이지에 한화오션 대표단과의 면담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항만해운수로부는 인도의 항만, 해운, 수로, 조선 및 관련 산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다.
쉬리 티케이 라마찬드란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은 지난해 11∼12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한화오션 대표단도 지난달 인도 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힌두스탄조선소(HSL)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