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0억 투입' 현대차 알제리 신공장 건설 속도...토지 할당 공식 요청

2025.02.14 09:10:21

알제리 투자청, 산업제약부에 허가 신청
신차 대리점 업무 수행 승인 검토 병행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알제리 공장 설립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알제리투자청(AAPI)이 공장 설립 진행 과정과 투자 규모, 필요 공장 부지 등 핵심 내용을 담아 당국에 프로젝트 신청을 완료했다. 현대차 현지 신차 대리점 업무 수행 관련 검토도 병해되는 만큼 현대차 중동·아프리카 전략에 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AAPI에 따르면 최근 알제리 산업제약부에 '오만 프로젝트'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이 프로젝트는 알제리와 오만 술탄국 간 투자 협력을 토대로 현대차 알제리 반조립공장(CKD)을 설립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허가 신청에 앞서 오마르 라카쉬 AAPI장은 지난달 22일 오만 바완그룹 대표단과 만나 현대차 알제리 공장 설립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당시 알 무카이니 바완 살만 사드 수하일 바완그룹 회장은 AAPI에 현대차 알제리 공장 설립 진행 과정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현대차 알제리 공장 설립에 4억 달러(한화 약 5800억원) 상당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으며, 공장 설립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공장 부지를 할당해 달라는 요청도 포함됐다.

 

오만 프로젝트에 대한 알제리 산업제약부의 허가 여부에 따라 이르면 하반기 현대차 알제리 공장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알제리 산업제약부는 이번 프로젝트 허가 검토와 함께 현대차가 지난해 10월 신청한 신차 대리점 업무 수행 승인 관련에 대한 최종 결정도 내릴 예정이다. 향후 현대차의 현지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알제리는 과거 현대차의 '아프리카 거점' 역할을 했던 국가이다.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로 사업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한 현대차는 지난 2021년 알제리 내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하지만 곧 상황이 변했고, 현대차는 알제리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프리카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대차 중동·아프리카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현대차 대표단이 알리 아운(Ali Aoun) 알제리 산업제약부 장관 등 고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현대차는 국제 기준에 맞춰 차체 제조 라인과 도장 공정 등 특수 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이곳에서 전기차 포함 5개 모델을 생산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아운 알제리 산업제약부 장관은 이후 공식 성명을 내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알제리 자동차 산업 발전을 가속화하겠다"며 "지정된 디지털 플랫폼에 가능한 한 빨리 등록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제리 공장 설립은 현대차 중동·아프리카 시장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알제리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은 남아공(남부), 가나(중서부), 에티오피아(중동부) 공장과 함께 아프리카 전역 수요를 담당할 수 있는 생산망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알제리를 대신해 새로운 아프리카 거점으로 낙점했던 모로코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프리카 주요 산유국인 알제리는 자동차 수요가 많은 국가이지만, 자국산업을 보호하고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기 위해 2015년부터 완성차 수입쿼터제 도입,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윤진웅 기자 wo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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