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시작부터 베트남 시장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토요타에 내줬다. 지난해 왕좌 수성에 실패한 이후 판매량 확대에 나섰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분기별 정상을 지켜온 토요타의 독주를 저지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등 SUV 모델을 올해 정상 탈환 디딤돌로 삼을 계획이다. 하지만 현지 진출 30주년을 맞이한 토요타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지난해 못지 않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4일 현대차 베트남 합작사 현대탄콩에 따르면 지난달 307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3569대) 대비 13.86% 하락한 수치이다. 판매 라인업 중에서는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인 액센트(530대)가 실적을 견인했고, 투싼(476대)와 크레타(431대)가 뒷받침했다.
현대차는 설명절(뗏응우옌) 연휴를 부진의 배경으로 꼽았다. '뗏응우옌은 베트남을 대표하는 명절으로 음력 1월 1일부터 1월 7일까지 해당하는 긴 연휴이다. 연휴 기간에 고물가와 소비심리 약화까지 겹쳐 소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연휴 이후에는 다시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현대차의 해석과 달리 경쟁사인 토요타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같은 달 전년 대비 46% 성장한 341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를 342대 차이로 제치고 2개월 연속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판매 라인업 중에서는 야리스 크로스(645대)와 비오스(490대), 이노바 크로스(480대) 순으로 높은 판매량을 나타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가 전년 대비 504% 수직성장한 565대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연료 효율성과 환경 친화적 자동차 라인에 대한 베트남 운전자들 선호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는 평가이다.
현대차는 올해 전국 딜러망을 확대하고 신차 출시를 확대, 베트남 정상 재탈환을 노린다. 지난 9월 새롭게 출시한 신형 싼타페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투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상용차 모델 스타게이저와 베뉴를 앞세워 수요 확보에도 힘 쓰고 있다. 올해 토요타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현지 진출 30주년을 맞이한 토요타는 누적 1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코롤라 크로스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현대탄콩을 922대 차이로 제치고 베트남 1위를 탈환한 데다 작년 4월 이후 11월 한 달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높은 상태이다.
한편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연간 평균 판매량은 30만여 대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빠르게 늘고 있어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