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자로(SMR)에 이어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세계 각국의 원전 확대로 방폐물 시장에 기회가 널려있어서다. 프랑스 건설사 빈치(Vinchi)의 자회사인 누비아(Nuvia)와 준저준위 방폐물 처리에 협력하고 글로벌 시장을 누빈다.
20일 누비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체결식에는 조창열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서비스 담당(상무)과 브루노 란시아(Bruno Lancia) 누비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양사는 영국·프랑스를 제외한 국내외 시장에서 방폐물 사업을 추진한다.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시장을 개척한다. 원전은 탄소중립을 달성할 중요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석탄화력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인공지능(AI) 개발로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 발전용량이 지난해 395GWe에서 2050년 890GWe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이 늘며 방폐물 시장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세계 방폐물 관리 시장이 연평균 3.4% 성장해 2028년 253억3900만 달러(약 36조4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방폐물 저장 기술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15년 미국 NAC(Nuclear Assurance Corporation)와 기술 협력을 맺고, 2년 후 사용후핵연료를 21다발까지 안전하게 운반∙저장할 수 있는 한국형 건식저장시스템 'Doosan-DSS21'을 개발했다. 202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캐스크(Cask) 5세트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스리마일섬에 위치한 TMI 원전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3년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NAC와 공동 개발한 사용후핵연료 금속 저장 용기의 설계 승인을 취득했다.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과도 협력하고 있다. 2027년까지 캐스크를 포함한 건식저장시스템 설계를 마치고 인허가를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