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SK온이 헝가리 정부의 강화된 유해물질 배출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됐다. 앞서 삼성SDI, CATL 등 현지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들도 당국 지시에 따라 배출 감축 조치를 시행, 배터리 업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동참했다.
19일 그린피스에 따르면 코마롬-에스테르곰주 주정부는 최근 SK온이 제출한 새로운 통합 환경 사용 허가에 NMP(노말메틸피롤리돈) 용매 배출 허용 기준을 기존 150mg/m³에서 1mg/m³로 줄였다. 이 규제는 SK온이 헝가리에 보유한 3개 시설 중 코마롬 1·2공장에만 해당된다.
SK온은 새로운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기준은) 현재도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며 "관련 시설 점검 등을 통해 차질없이 준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지속적으로 NMP의 독성을 지적하며 배출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끈질긴 설득 끝에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바뀐 규제를 순차 적용하고, 오는 2027~2028년부터 전면 시행키로 했다. 지난해부터 신규 허가를 받는 공장은 즉시 1mg/m³ 기준이 도입된다. 아직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기업은 2027년부터, 기존 허가를 확보한 시설은 2028년 1월부터 강화된 기준을 따라야 한다.
헝가리의 환경 허가는 일정 주기로 갱신되지만 매년 새로 받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SK온이 공정이나 생산량 변경 등을 이유로 신규 허가를 신청하고, 이 과정에서 더 엄격해진 배출 규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와 CATL은 SK온 보다 먼저 강화된 배출 기준에 맞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SDI 괴드 공장과 CATL 데브레첸 공장은 각각 2mg/m³와 1~2mg/m³ 이하의 NMP만 배출할 수 있다.
NMP는 배터리 양극재 제조 공정에서 슬러리를 극판에 코팅·건조할 때 사용되는 용매다. 배터리 제조를 위한 핵심 소재이지만 독성이 있어 관련 규제가 까다롭다. 별도 정제나 회수 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한편 SK온은 코마롬-에스테르곰주에 코마롬 제 1공장(7.5GWh)과 제 2공장(10GWh)을 두고 있다. 1공장은 지난 2020년, 2공장은 2022년 가동에 들어갔다. 코마롬 공장 외 페예르주 이반차시에 3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작년 2분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3공장은 향후 연산 30GWh 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3개 공장이 모두 풀가동되면 SK온의 유럽 내 배터리 생산능력은 47.5GWh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