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의 막이 올랐다. 국내외 기업, 정부 기관 등이 총출동해 배터리 산업 동향을 살피고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5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는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했다. 인터배터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코엑스 등이 주관한다.
올해는 국내 배터리 4사를 비롯해 미국, 일본, 칠레, 브라질 등 13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688개 기업들과 연구소, 정부 기관 등이 참여해 배터리 제품과 기술 성과를 공유했다. 해외 참가업체는 전년 대비 25% 늘어난 172개사가 부스를 꾸렸다. 참관객은 약 8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배터리 3사, 혁신 기술로 전기차·ESS·로봇 등 미래 시장 선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전기차는 물론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처음으로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를 공개했다.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는 주행거리, 충전속도, 안전성 등 배터리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모든 요소에서 진일보한 제품이다.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최소 5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앱테라 모터스의 태양광 3륜 차량과 포르쉐 타이컨 터보 전기차 등도 전시했다.

삼성SDI는 다양한 각형 배터리 라인업과 소재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적용된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인 달이(DAL-e)와 배송 특화 로봇 모베드(MobED), 국내 1위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의 자율주행셔틀 로이(ROii) 등 미래형 제품도 전시했다.
SK온은 3대 폼팩터(파우치형·각형·원통형 배터리)를 모두 전시하고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폭넓은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강조했다. SK엔무브와 협력 개발하고 있는 EV 배터리용 액침냉각 기술과 함께 독자적 차세대 무선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도 최초 공개했다.

◇ 배터리 소재 기업, 미래 기술 역량 확보 박차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앨엔에프(L&F), 에코프로는 물론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인 성일하이텍까지 참여하며 배터리 공급망 지속가능성과 혁신을 선도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LG화학은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LG Precursor Free)' 기술을 선보이며, 차세대 배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예정이다. LG화학은 LPF 양극재의 양산을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하며, 이를 신제품에 확대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차세대 양·음극재 신기술을 발표하며 시장 돌파구를 모색했다. △Ultra Hi-Ni(울트라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저팽창 천연흑연 음극재 △LMR(리튬망간리치) 양극재 등을 소개했다.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등에서 개발 중인 고체전해질, 리튬메탈음극재 등 미래 배터리 산업 게임체인저가 될 차세대 소재도 선보였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의 경쟁력과 통합 로드맵을 강조했다. 연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에 통합 양극재 법인을 설립하고, 제련-전구체-양극재를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과 초시니 친환경 재활용 기술을 선보였다.

◇ 韓 배터리 업계 "2026년 전기차 캐즘 탈출" 자신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 경영진들은 내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 회복을 자신했다. 수요 회복을 통해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 혁신과 공급망 강화에 집중, 글로벌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이 지속되겠지만 내년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까지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지만 발전을 위해 투자를 지속해야 되기 때문에 자금 확충 등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역시 "하반기부터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상황이 워낙 변동이 많아 계속 집중해서 봐야할 것 같고, 투자는 연초 말씀드렸던 효율적인 방향으로 하는 걸 계속 유지하면서 진행할 생각"이라며 "여러 변수들이 많아서 시장이 좀 정리된 다음에 수요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