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파나마 운하 항구를 미국 정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를 요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파나마 운하 발보아 항구와 크리스토발 항구를 미국 소유로 전환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며칠 동안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됐으며 거래 규모는 190억 달러(약 27조3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블랙록은 지난 4일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 터미널 인베스트먼트(Terminal Investment)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로부터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블랙록은 파나마 운하 발보아·크리스토발 항구의 운영사인 '파나타 포트 컴퍼니'의 모회사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 지분 90%를 인수한다. 또한 중국과 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 사업에 대한 지분 80%를 포함한 기타 자산도 인수한다.
이처럼 파나마 운하 두 개의 항구를 인수한 블랙록이, 미국 정부에 이를 재매각 하려는 의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의지와 관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파나마 운하에 대한 미국의 소유권을 되찾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표명해왔다.
블랙록의 파나마 운하 항구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지난 4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한 대기업이 파나마 운하 주변의 두 항구와 파나마 운하와 관련된 다른 많은 것들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면서 “파나마 운하는 미국인에 의해 미국인을 위해 건설된 것이지 다른 사람을 위해 건설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낮추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기존 운영사인 CK 허치슨 홀딩스은 홍콩계 기업이다. 다만 지난 2020년 홍콩에도 강력한 국가 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홍콩계 기업도 중국 정부의 정보수집이나 군사작전에 협조해야 한다는 법률을 적용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