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꼽히는 스위스가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저울질 하고 있다.
9일 코트라 스위스 취리히 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정부가 작년 8월 "신규 원전 건설 금지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스위스는 지난 2017년 국민투표를 통해 기존에 운영 중이던 5개 원자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잦은 기후변화로 재생에너지 공급은 불확실해졌는데 AI 기술 발달의 영향으로 전력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23년 11월 기존 원전의 운영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스위스 전력 생산의 60%가 수력 이지만 그 다음으로 높은 건 원자력(35%)이다.
스위스에서 원전 신규 건설과 운영에 대한 라이선스 권한은 연방 각료회의가 갖고 있다. 라이선스 부여 결정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마지막에 국민투표의 대상이 된다.
스위스 아르가우주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원자로가 가동될 예정이다. 폴쉐러연구소(PSI)는 스타트업 '코펜하겐아토믹스'와 모듈형 원자로를 개발 중인데 크기가 화물 컨테이너 한 개인 12m에 불과하다. 이 원자로를 원하는 수만큼 조립해 원전을 건설할 수 있다.
스위스의 또 다른 원전 회사 '딥아토믹'은 가압경수로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MK60'을 설계했다. 공장에서 표준화된 부품을 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는 "스위스의 SMR 도입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한국은 작년 9월 한국형 SMR 'SMART(Small Modular Advanced Reactor Technology) 100'의 표준설계를 승인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나라에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은 SMR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핵심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 SMR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적 기반을, 두 회사가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