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누적 적자 눈덩이' 쿠팡 파페치…前수장 전망도 '부정적'

2025.03.09 06:00:02

수익성 기반 외형 성장에 물음표
구조조정 통한 체질개선 작업中

 

[더구루=김형수 기자] '1조5862억원'. 이는 쿠팡이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의 2년 누적 적자 규모다. 파페치는 온라인을 통해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1400개 명품 브랜드 제품을 미국·영국 등 190개국 이상에 판매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파페치 인수 이후 쿠팡이 외형 성장을 실현하고 있으나 내실에 대한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직 파페치 수장은 파페치 앞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쿠팡 인수 이전인 지난해 2월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호세 네베스(Jose Neves) 전 파페치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입장을 내놨다.

 

호세 네베스 전 CEO는 "쿠팡이 최근 공개한 실적보고서를 보면 매출은 늘어났으나 수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파페치가 쿠팡 실적에 미친 영향은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9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파페치와 대만 사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 지난해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6억3100만달러(약 9124억원)'를 기록했다. 4억6600만달러((약 6738억원)규모였던 전년에 비해 35.41% 늘어났다.

 

에비타는 이자비용·법인세·유무형 자산 감가상각비 반영 이전 이익을 말한다. 조정 에비타는 여기에 각종 일회성 비용을 추가로 차감해서 나온 수치다. 기업이 사업 영위하며 벌어들인 수익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조정 에비타 적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쿠팡이 수익성에 기반한 성장을 실현하고 있는지에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외형 성장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적자 규모가 커진 파페치와 달리 쿠팡은 외형성장을 이뤘다. 쿠팡이 지난해 성장사업 부문에서 올린 매출은 35억6900만달러(약 5조1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2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 입장에서 파페치 실적은 중요하다. 김범석 창업주 주도로 인수합병(M&A)한 회사라 리더십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어서다. 여기에 사업 성과가 대부분 한국에서 나오는 쿠팡과 달리 파페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지만 쿠팡은 파페치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가며 적자폭을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영국·포르투갈 등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2000명 가운데 약 30%를 감축했다. 이어 지난해 8월 '파페치 플랫폼 솔루션즈'(Farfetch Platform Solutions) 사업부를 폐쇄했다.<본보 2024년 8월 30일 참고 "연내 영업익 흑자 목표"…쿠팡, '파페치' 구하기 본격 시동>

 

김 창업주도 향후 파페치의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초 인수한 파페치는 연간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었고 성장 지표가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파페치 운영을 간소화한 한편, 가장 중요한 '고객 경험'과 '운영 탁월성'에만 집중하며 어려운 결정들을 내렸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형수 기자 kenshi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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