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칠레 국영 광업 기업 코델코(Codelco)가 현지 리튬 생산업체 SQM과 체결한 리튬 개발 계약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리튬 가격 전망을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막시모 파체코 코델코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칠레 정부가 리튬 사업을 통해 25억 달러(약 3조647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체코 회장은 "리튬 가격을 톤당 2만~2만5000달러로 가정했으며, 이 수치는 모건스탠리와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라디오 인터뷰는 물론, 코델코와 SQM 간 계약에 관한 하원 조사위원회에서도 같은 가격 전망을 반복해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리튬 가격은 톤당 1만1000~1만500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코델코가 제시한 가격보다 약 30% 낮은 수준이다.
법률 전문가 마우리시오 다자 변호사는 의회 조사위원회에서 "코델코가 리튬 사업의 경제적 이익을 과대 포장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파체코 회장이 계약의 근거로 삼았던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다른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며 "정부가 계약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가격을 높여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 2022년 톤당 6만80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급락해 지난해 12월 기준 1만231달러까지 떨어졌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리튬 가격이 반등하기 어려우며, 2030년까지 톤당 1만5000달러 이하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리튬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공급 과잉을 지목했다.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은 지난해 135만 톤에서 2030년 284만 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코델코와 SQM 간 계약으로 칠레의 리튬 생산량이 대폭 확대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코델코와 SQM은 지난 2023년 리튬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해 5월 칠레 '살라르 데 아타카마(Salar de Atcama)' 소금 평원 개발 연장 최종 계약을 맺고, 리튬 합작사를 공식 출범시켰다. <본보 2024년 6월 3일 참고 칠레 코델코·LG엔솔 공급사 SQM, 리튬 합작사 공식 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