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최초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에 58억 달러(약 8조5200억원)를 투입한다. 연간 270만 톤(t) 규모로 2029년부터 가동하고,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에 대응한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총 58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다고 25일 밝혔다. 약 1700에이커(약 688만 ㎡) 부지에 연간 270만 t 규모로 지어지며,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신규 투자로 직간접 일자리 5700개를 창출할 전망이다.
신규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一貫) 제철소다. 철강석과 석탄을 원료로 하는 전통적인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강판 특화 제철소로서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DRP·직접환원철 원료 설비)와 전기로, 열연·냉연강판 생산 설비로 구성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신규 가동 예정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인접해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 차원의 자동차 사업도 안정화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당진제철소 완공 이후 자동차 소재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 고품질 자동차강판을 직접 생산·공급하며 현지 판매 성장을 꾀한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신규 제철소로 트럼프의 관세 이슈를 정면 돌파한다.
미국은 견고한 철강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지역이다. 국내 대비 천연가스·전력 등의 에너지 비용이 낮고 물류비 절감도 가능해 원가경쟁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이번 투자를 제조업의 부활에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높은 기대를 표했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현대의 투자 결정은 루아지애나의 숙련된 노동력, 탄탄한 인프라, 혁신적인 제조 시설 유치 경쟁력에 대한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루이지애나의 제조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