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마켓 "트럼프發 관세, 이차전지 원자재 시장 '퍼펙트스톰' 몰고 온다"

2025.04.08 08:12:47

美 수입차 고율 관세에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충격
리튬·코발트·니켈 시장 압박 심화…수요 회복도 불투명

 

[더구루=진유진 기자] 이차전지 원자재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강행 여파로 '퍼펙트스톰(복합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Fastmarkets)은 지난 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가 미국 자동차·전기차 산업을 극적으로 재편해 배터리 원자재 시장의 기존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리튬 시장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수요 위축,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튬 수요는 4월 들어서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는 1분기 전기차 판매 반등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리튬 구매는 제한적이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사들조차 발주를 줄이는 상황이다.

 

중국산 스포듀민(리튬 정광) 현물 가격도 하락세다. 패스트마켓은 "호주 광산업체들이 가격 인하로 대응하고 있지만, 생산업체와 정련업체 간 가격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코발트 시장도 불안정하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폭의 가격 급등이 나타났다.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시장 변동성은 여전하다.

 

패스트마켓은 "콩고민주공화국이 글로벌 코발트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정부가 수출 금지 연장을 시사한 만큼, 6월 말 이후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니켈 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수출 규제와 글로벌 공급 과잉이 맞물리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 현물 가격은 한때 톤당 1만6000달러를 넘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국제니켈연구그룹(INSG)에 따르면 올해 초 이미 공급 과잉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 패스트마켓은 "니켈 가격 안정을 위해선 인도네시아 등 주요 생산국들의 공급 조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수입 자동차·부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 중이다. 이는 미국 내 자동차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스트마켓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수요가 몰릴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차량 가격 상승과 완성차업체(OEM) 수익성 악화로 인해 판매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패스트마켓은 "올해 전기차 원자재 시장은 수요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글로벌 배터리 산업은 당분간 격변의 시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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