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원전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라늄 수출 재개는 물론 수십만 명의 신입사원 채용 계획도 내놓았다.
먼저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Rosatom)이 오는 2030년까지 35만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타티아나 테렌예바 로사톰 인적 자원 담당 부국장은 지난달 25일 "2030년까지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승인된 프로젝트에 맞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35만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0만 명은 재생 에너지와 핵 의학 등 새로운 분야에, 15만 명은 원자력 에너지와 기계 공학 등 전통적인 분야에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사톰은 신규 채용 대상의 대다수를 대학 졸업자와 경력자 등으로 채울 방침이다. 테렌예바 부국장은 "2030년까지 신규 인력의 최대 90%가 직업 교육을 받은 중간급 전문가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사톰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 중이다. 13개국의 교육 기관과 협력해 공동 학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2000명이 넘는 유학생들이 로사톰과 협력하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원자력 협회는 지난해 11월 "앞으로 몇 년 동안 심각한 인력 부족이 우려된다"며 "로사톰이 2030년까지 약 5만7000명의 대학 졸업생을 채용해야 하지만, 원자력 분야에 적합한 졸업생 수가 급증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와 가스 부문에 제재를 가한 가운데 러시아 원자력 산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로사톰은 여전히 여러 국제 원자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에 농축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로사톰 원전 연료 자회사인 테넥스(TENEX)가 지난 2월 100톤의 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수출했다. <본보 2025년 2월 25일 참고 [단독] 러, 美에 석 달 만 우라늄 수출 재개…트럼프·푸틴 '브로맨스' 본격화>
이 우라늄은 미국 원전 연료업체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와 글로벌 핵연료 아메리카(Global Nuclear Fuel Americas)에 각각 15톤, 85톤씩 공급됐다. 미국은 오는 2028년부터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을 점진적으로 금지할 예정이지만, 현재는 특별 허가를 통해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