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S, 우크라이나 트랙터 공장 설립 추진...'1300조' 재건시장 출사표

2025.04.07 11:47:06

명노현 부회장, 우크라이나 농업식량부 장관 회동
러시아 전쟁으로 트랙터 1000대 이상 손실…농업 복원 위해 농기계 확보 절실

 

[더구루=오소영 기자] LS그룹이 '유럽의 빵 바구니' 우크라이나에 트랙터 공장 건설을 모색한다. 명노현 부회장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찾아 현지 정부와 투자를 논의했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훼손된 농토를 복원하며 농기계를 확보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농업 회복 전략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기기와 에너지, 트랙터 등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로 우크라이나와 협력을 강화하고 재건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다. 


7일 우크라이나 농업식량부와 UBN 등 외신에 따르면 명 부회장과 최성욱 전략부문장은 최근 비탈리 코발(Vitaliy Koval) 장관과 회의를 가졌다. '우크라이나-한국 국회 협의회'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드미트로 프리푸텐(Dmytro Pryputen) 우크라이나 국회의원도 배석했다.


이번 면담에서 LS는 우크라이나에 트랙터 공장 건설을 집중 검토했다. 트랙터 사업을 하는 LS엠트론이 주도해 현지 회사와 합작 형태로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합작 파트너를 물색하는 한편, 농기계용 엔진을 생산할 시설 설립과 식물성 기름을 발효시켜 뽑아내는 바이오 에탄올 사업도 포괄적으로 살폈다.

 

코발 장관은 회의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LS는 한국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로 30~150마력의 다양한 트랙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트랙터 공장 건설은 우크라이나 농업의 전략적 재건을 위해 중요한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8000대 이상 농기계를 잃었고, 1000대 이상이 트랙터였다"고 덧붙였다.

 

LS와의 협력 의지도 내비쳤다. 코발 장관은 "이것(트랙터 공장 투자)은 우리 협력의 시작이라 확신한다"며 "트랙터 공장 건설은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새 일자리를 창출하며 고품질 농기계 제조국으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린다. 국토 중 95%가 평지며, 85%는 경작 가능하다. 4위 옥수수 수출국이자 5위 밀 수출국으로 꼽히며 지난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농업 비중이 9.3%였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농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키이우 경제대학교(KSE)의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의 곡물과 유지 종자 수확량은 2021년 연간 1억600만 톤(t)에서 올해 6500만 t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바라기와 보리, 밀 생산량이 2040년에야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곡창지대의 명성을 되찾고자 농업 재건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농업 현대화를 추진하며 2030년까지 농업 개발 전략 중 하나로 농기계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 차원에서 농기계 투자를 확대하면서 LS는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구애에 힘입어 우크라이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작년 초 신년회에서 신시장 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건 사업이 예정된 우크라이나를 꼽았었다. 전력망과 에너지 등 1000조원 이상 규모의 대규모 재건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LS전선과 LS일렉트릭 등 주요 계열사들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현지 정부와 회동하고 물밑 작업에 나서며 그룹에서 LS엠트론의 현지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S엠트론은 지난 2017년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랍토(UkrAVTO)와 1억 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트랙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우크라이나에 첫발을 디뎠었다. 50~140마력대 트랙터 7종을 반제품 형태로 우크랍토에 공급하기로 했다. 우크랍토가 인수한 구 대우자동차 공장인 우크라이나 자즈(ZAZ)와 폴란드 에프에스오(FSO) 공장을 활용, 현지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 납품한다는 계획이었다. 2019년 초 현지 공장에서 트랙터 조립 생산에 돌입하면서 우크라이나 사업을 본격화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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