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과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이 핵심 광물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 확대를 핵심으로 한 협상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아프리카 광물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분쟁으로 불안정한 민주콩고 동부 지역에 대해 안보지원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마사드 불로스 아프리카 담당 고문은 최근 "이번 협상의 골자를 공식 확인했으며,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협상은 주로 리튬·코발트·구리 등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광물 자원에 대한 미국 민간기업의 투자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은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관련 투자를 보증하며, 민간이 적극적으로 광물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협정에는 빌 게이츠가 투자한 코볼드 메탈스를 비롯해 오리온 리소스 파트너스, 리오 틴토, 유나이티드 마이닝 등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콩고는 지난 2월 안보 지원을 조건으로 미국에 일부 광업권을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이는 미국이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광물 거래 확대를 추진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미국은 최근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M23 반군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민주콩고 동부 지역에 대해 외교 중재에 나서며 간접적인 안보 역할도 수행 중이다. 앞서 미국계 투자사 덴햄 캐피털이 대주주인 알파민 리소스의 주석 광산 인근 지역에서는 미국의 개입으로 반군 철수와 드론 공격 중단이 맞교환된 바 있다.
민주콩고는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이자 코발트 최대 생산국으로, 동부 지역에는 금, 콜탄, 리튬, 코발트, 구리 등 전략 광물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140개 이상의 무장 단체가 활동 중이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는 여전히 리스크가 따른다.
그럼에도, 치세케디 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복합 전략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