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과 美 루이지애나 '어색한 동거'

2025.04.10 16:09:01

'세계 최대' 블루 암모니아 생산시설, 美 루이지애나 현대제철 부지로 낙점
美 씨에프인더스트리와 日미쓰이·JERA 합작…年140만 블루암모니아 생산
포스코홀딩스·롯데케미칼, 씨에프인더스트리와 협약 체결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예정인 전기로 공장 인근에 씨에프인더스트리즈(CF Industries) 주도의 '세계 최대' 블루암모니아 생산기지가 들어선다. 포스코와 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들도 이 블루암모니아 프로젝트에 참여를 예고, 국내 기업들 간 이해관계가 얽힌 공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루이지애나주 주정부에 따르면 씨에프인더스트리즈는 최근 일본 미쓰이물산, 제라(JERA)와 함께 '블루포인트 콤플렉스(Blue Point Complex)'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렸다. 약 40억 달러를 투입해 연간 140만 톤(t)의 블루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시설을 구축한다.

 

이들이 선택한 공장 위치는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리버플렉스 메가파크 내 도날드슨빌 지역이다. 공교롭게도 현대제철이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을 위해 확보한 1700에이커(약 6.9㎢) 규모 부지와 맞닿아 있다. 부지 규모가 워낙 방대한 탓에 직접적으로 겹치진 않지만, 같은 산업지구 내에 두 대형 청정에너지 인프라가 나란히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들이 블루포인트 프로젝트와 연관돼 이목을 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23년 씨에프인더스트리즈와 미국 루이지애나주 블루암모니아 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 주요거래조건서에 서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루이지애나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블루암모니아를 국내로 운송한 뒤 수소로 전환해 수소환원제철과 수소혼소발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같은해 씨에프인더스트리와 '미국 청정 암모니아 생산 투자·국내 도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투자·운영 등 협력 방안도 구체화했다. 

 

하나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철강·에너지·화학 기업들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협력과 견제가 교차하는 새로운 '탄소중립 지형'이 그려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가 블루암모니아를 수소환원제철 등에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같은 지역에 현대제철이 전기로 기반 제철소를 짓는다는 점에서 철강 산업 내 탈탄소 전략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 간 이해관계에 따라 향후 북미 공급망 전략과 투자 우선순위를 놓고 복잡한 셈법이 작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루포인트 프로젝트는 씨에프인더스트리즈(지분 40%)와 미쓰이물산(25%), JERA(35%) 등 3자 합작으로 진행된다. 올해 착공해 2029년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인 블루암모니아 공장에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암모니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 이상 감축할 수 있는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이 적용된다. 매년 약 230만t의 탄소를 포집해 저장할 계획이며, 생산된 암모니아는 유럽과 아시아에 수출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자해 어센션 패리시에 연간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2026년 말 착공해 2030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이번 투자는 미국 내 첫 제철소 건설이자, 원료부터 강판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갖춘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 설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제철소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해 신규 고객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공정을 도입해 탄소저감형 전기로 생산체계를 구축한 뒤 향후 국내로 확대 적용해 탄소중립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루이지애나주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잇따라 선택받으며, 미국 내 '청정 연료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저렴한 천연가스 및 전기요금, 전략적 철도·도로 인프라, 대형 항만 접근성 등 최적의 입지를 갖춘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루이지애나의 전력 생산은 천연가스 비중이 높아 산업용 전기요금이 미국 내에서도 낮은 편이며, 이는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에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미국 내 주요 천연가스 생산지이자 수출 거점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헨리 허브'도 위치한다. 아울러 미시시피강 하류에 자리잡아 항만 접근성과 철도·도로망이 뛰어나 북미 전역과의 연계성이 탁월하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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