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가 미국 파트너사인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의 조선소를 공식 방문했다. 이달 초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협력을 구체화하는 한편 HII가 보유한 기술을 꼼꼼히 살폈다.
HII에 따르면 주 대표가 이끄는 HD현대중공업 대표단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중남부 미시시피에 위치한 잉걸스 조선소를 찾았다. HII 경영진과 회동해 조선소를 시찰하고 가상현실(VR) 용접 연구소도 둘러봤다. HII의 함정 건조 기술을 살피고 협력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HII와 선박 생산성 향상과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조선소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적기 건조와 납기 비용 절감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며, 디지털 조선소 구축과 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었다.
양측은 이번 만남을 통해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특히 HII가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발주량의 3분의 2를 따내며 함정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함정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주 대표는 "HII가 어떻게 기술을 활용해 효율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는지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최근 MOU 체결을 통해 다진 견고한 협력 기반 위에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만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블랑셰트(Brian Blanchette) 잉걸스 조선소 사장은 "이번 방문은 HII와 우리의 국제 파트너들 간에 진행 중인 중요한 대화의 연속선상에 있다"며 "당사 노동자들이 국가 안보를 위해 매일 수행하는 훌륭한 작업을 소개하고, 모범 사례에 대해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와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중국 함정 수는 2020년 350척으로 미국(293척)을 앞질렀다. 올해는 미국 297척, 중국 370척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고 해군력 격차를 줄이고자 조선업 재건에 나섰다. 지난 9일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관련 부처에 인재 양성과 금융 지원 등 대응책을 수립하도록 주문했다. 코트라(KOTRA)는 미 해군이 향후 30년 동안 해마다 42조원어치 군함을 발주해, 총 364척의 새 함정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함을 직접 설계, 건조하는 국내 유일 조선사다. 한 해 최대 5척의 이지스함을 건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미국 함정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작년 7월에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Naval Supply Systems Command)와 함정정비협약(Master Ship Repair Agreement)을 국내 최초로 체결해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