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Avikus)'와 조선설계회사 'HD현대이엔티'가 자율운항 선박 기술 상용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이번 협력을 통해 자율운항 기술의 실제 선박 적용이 본격화되고 운항 효율성과 안전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아비커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HD현대이엔티와 자율운항 기술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아비커스의 인공지능(AI) 기반 자율항해 솔루션 '하이나스(HiNAS) 컨트롤'을 실제 선박에 적용·운용하고, 자율운항 전 분야에 걸쳐 포괄적으로 엔지니어링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이나스 컨트롤은 선박의 항해장비와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AI로 통합·분석해, 선박이 스스로 최적의 항로와 속도를 결정하고 운항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자율운항 기준 중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한 2단계에 해당한다. 아비커스는 이를 업계 최초로 상용화해 작년 말 에이치라인해운과 10척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 4월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쉬핑(EPS)과 벌크선 1척과 유조선 1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D현대이엔티는 선박 설계·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전문으로 하며, 자율운항 기술이 실제 선박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전반적인 통합 작업을 담당한다. 이번 협력은 양사의 핵심 역량을 결합해 자율운항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상용화와 시장 확대를 가속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올해 초 '자율운항선박의 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자율운항선박법)'을 시행하고, 해양수산부가 10년간 해운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키로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자율운항 기술에 대한 시장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양사는 기술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고 실제 선박 적용 가능성을 점차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자율운항 기술이 상용화되면 선박의 운항 효율이 높아지고, 연료비 절감과 안전사고 감소 등으로 운용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하며 해운 산업의 친환경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이번 협약은 HD현대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자율운항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하는 시작점"이라며 "HD현대이엔티의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과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전문성을 결합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만섭 HD현대이엔티 대표는 "자율운항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핵심 기술 확보와 기술 안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그룹사 간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호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