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HL만도가 폴란드 바우브지흐 공장을 이끌어 온 이병득 폴란드 법인장을 유럽 지역 신임 대표로 전격 발탁했다. HL만도는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유럽 내 전동화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완성차 고객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30일 HL만도에 따르면 이병득 HL만도 폴란드 법인(MCP)장을 유럽 지역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전임자인 오세준 부사장의 향후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신임 대표는 2011년 MCP 설립 초기 멤버로, 현장을 일구며 기반을 탄탄히 다져온 인물이다. 이 대표는 MCP 브레이크·스티어링·서스펜션 등 핵심 라인을 증설하는데 기여했다. 2021년에는 광산 장비 제조사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MCP 제2공장 가동을 주도, MCP의 연간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 대표의 주도 아래 MCP가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아, 정몽원 HL그룹 회장이 바우브지흐시 명예시민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MCP는 바우브지흐시에 위치한 1·2공장을 포함해 약 5만 평 규모 부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1000명을 고용 중이다. 이는 지역 인구 약 10만 명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HL만도는 지역 최대 고용주이자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유럽연합(EU)의 탄소중립 정책에 대응해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은 최근 배터리 및 전장 부품 현지화 의무 강화와 함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어, 현지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HL만도는 '이병득 체제' 아래 MCP의 주조·가공·조립 통합 라인을 기반으로, 전동식 파킹브레이크(EPB)와 브레이크-바이-와이어(BbW) 등 미래형 부품 생산 비중을 2027년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동시에 유럽 완성차 업체 대상 수주를 확대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R&D센터를 자율주행 섀시 통합 테스트 허브로 고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설계부터 품질까지 꿰뚫는 이병득 신임 대표가 EU 완성차와 직접 소통 창구를 맡으면서 HL만도의 공급망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CBAM 적용 전까지 유럽 라인업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