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전 세계 구리 수요가 오는 2035년까지 24%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기화와 디지털화, 신흥국 산업화가 맞물리며 구리가 미래 에너지·기술 전환의 핵심 원자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컨설팅업체 우드 매켄지는 "전 세계 구리 수요가 2035년까지 약 4300만톤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현재보다 연간 24%, 820만톤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네 가지 구조적 요인이 시장 수요와 가격 변동성을 동시에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드 매켄지는 먼저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35년까지 2200테라와트시(TWh) 늘어나면서 전력망 인프라만으로도 약 2만톤의 구리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구리의 가격이 전체 프로젝트 비용의 0.5% 미만에 불과해 건설사들이 무관심하지만 구리 공급이 빠르게 고갈되면 15% 이상 가격이 오르는 등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로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전환 부문도 핵심 동력으로 꼽혔다. 우드 매켄지는 "청정에너지 시스템 확대로 인한 구리 수요가 연간 170만톤에서 2035년 430만톤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연평균 10% 성장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셋째로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급속한 경제성장 역시 구리 소비를 견인할 전망이다. 우드 매켄지는 "이 지역의 산업화로 인해 2035년까지 구리 수요가 330만톤을 넘어설 것"이라며 "인도는 연평균 7.8%, 동남아는 8.2%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들 국가가 중국의 과거 성장세의 절반만 재현하더라도 건설과 전력 부문에서 540만톤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요인은 지정학적 우선순위 변화다. 우드 매켄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의 3.5%로 늘리며 군수산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방산 부문에서 2만5000톤에서 4만톤의 추가 구리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투기, 미사일 시스템, 탄약 생산 확대 등 군수산업 전반에서 구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드 매켄지는 "이 네 가지 요인이 결합될 경우 2035년까지 추가로 연간 300만톤, 전체 증가분의 40%에 해당하는 수요가 더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