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일본 금융사 SBI홀딩스가 한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투자를 승인받았다. 두 회사 간 동맹이 본격화될 전망으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SBI홀딩스는 22일 "한국 금융당국이 교보생명 지분 20% 이상 투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SBI홀딩스는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TP)과 외국계 특수목적법인(SPC)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을 매수해 지분율을 현재 9%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SBI홀딩스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 창업 가문을 제외한 외부 주주로는 가장 큰 지분을 갖게 된다. 신 회장은 지분 33.78%를 보유 중이고, 특수관계인과 특수목적법인(SPC) 포함하면 46.19%를 확보한 상태다.
SBI홀딩스는 1999년 창업한 일본 금융사로 온라인증권과 벤처캐피털(VC) 등을 축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는 은행과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SBI저축은행을 운영 중이다.
두 회사는 2007년 SBI홀딩스가 교보생명 지분을 약 5%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협력을 확대해 왔다. 과거 우리금융 인수 추진,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디지털 금융 협력 등 주요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작년 7월에는 디지털금융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가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약 9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SBI홀딩스의 지분 투자가 마무리되면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 회장 측 지분과 SBI홀딩스의 지분을 더하면 우호 지분이 과반을 넘는다.
교보생명은 2023년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듬해까지 출범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으나 풋옵션 분쟁으로 차질을 빚어 왔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결의가 필요한데, 당시 2대 주주였던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에 부딪혀 진행이 불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SBI홀딩스가 우군으로 나서면서 걸림돌을 치웠다. SBI그룹은 지난 3월 어피니티의 교보생명 보유 지분 9.05%를 매입해 풋옵션 분쟁을 해소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후 신 회장이 SPC를 통해 싱가포르투자청(GIC) 지분 4.5%를 매입했고, 두 주주는 국제중재소송(ICC)을 공식 취하하며 풋옵션 분쟁이 종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