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롯데가 일본롯데·베트남과 손잡고 메콩델타 지역에서 농업 혁신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단순 농업 기술 교류를 넘어, 카카오 부산물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스마트팜 모델을 구축해 지역 환경 개선과 농가 소득 증대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7일 롯데에 따르면 베트남 칸토대학교, 일본 푸드테크 기업 하이드로파우테크, 종합식품소재 기업 타케쇼, 타케쇼 베트남 법인 타케쇼 푸드 베트남과 제2차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3년 5월 시작된 제1차 연구에서 카카오 부산물인 카카오 포드를 가수분해 기술로 처리해 농지 비옥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데 이어, 이번엔 실증 농지에서 수확량 변화를 직접 검증하는 단계로 나선 것이다.
1차 연구에서는 카카오 포드를 살균·분쇄 처리한 후 토양에 살포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카카오 묘목 생육이 촉진되고 토양 상태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2차 연구에서는 이 효과가 카카오 콩의 실제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나아가 메콩델타 전역으로 적용 가능한 자원순환형 농업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카카오 포드는 열매 전체 무게의 약 80%를 차지하는 외피로, 대부분 폐기돼 왔다. 방치된 포드는 부패 과정에서 병원균이 발생해 나무에 전염되기도 하며, 흙으로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려 환경 문제를 야기해왔다. 이에 현지 농가들은 폐기 비용 부담과 수확량 감소 등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롯데는 이러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폐기물 제로 농업 실현 가능성을 시험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메콩델타 환경 문제와 농업 생산성 저하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로, 단순 CSR(사회공헌)을 넘어 아시아 지역 식품 원료산업 구조적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메콩델타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동남아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글로벌 식품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롯데는 앞으로도 베트남 대학, 일본 기술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며 자원순환형 스마트팜 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한편 칸토대학은 메콩델타 지역 농업 연구의 핵심 기관으로, 농학·수산·경제 등 분야를 아우르는 5만명 규모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하이드로파우테크는 가수분해·미생물 기술을 보유한 환경솔루션 전문기업이며, 타케쇼는 식품 원료·기능성 소재 연구에 강점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