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화학이 글로벌 전구체 시장 선두주자인 중국 거린메이(GEM)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며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리스크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환경 속에서 양사는 하이니켈 삼원계 전구체 등 핵심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요구에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5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투자자 소통 플랫폼 이지동(互动易)에 따르면 거린메이는 LG화학과의 협력 관계를 묻는 투자자 질의에 대해 "LG화학은 당사의 글로벌 핵심 전략 고객사"라고 규정하며 양사 간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거린메이는 공식 답변을 통해 "LG화학에 하이니켈 삼원계 전구체 등 핵심 배터리 원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수요를 공동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의 협력 관계는 거린메이의 독보적인 제조 공정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에 기반하고 있다. 거린메이는 전구체 공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 역량을 확보, 연간 10만 톤 규모 생산 시 일반 공정 대비 투입 인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거린메이가 인도네시아에 구축한 연산 15만 톤 규모(MHP 기준 등 포함)의 니켈 제련소는 LG화학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다. 광물 채굴에서 제련, 전구체 제조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시스템을 통해 원재료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망은 국내 배터리 업계의 조달 리스크를 해소하는 창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삼원계 양극재 전구체 중국산 의존도는 90%를 상회한다. LG화학 입장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대응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거린메이의 인도네시아 및 해외 거점은 규제 대응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로 평가받는다.
기술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거린메이는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배터리 관련 특허 370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거린메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조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과 글로벌 자원망 확보를 동시에 추진,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한편, LG화학은 거린메이 외에도 고려아연, 중국 화유코발트 등과 입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고려아연과의 합작사(KPC)를 통한 전구체 국내 생산으로 자급률을 높이는 동시에, 거린메이와 화유코발트와는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 제3국 거점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IRA 등 글로벌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배터리 소재 시장의 주도권을 지켜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