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플래시 메모리 하드웨어 생산업체 ‘샌디스크’가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사용되는 낸드(NAND) 플래시 가격을 대폭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샌디스크가 실제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가격 인상의 명분이 생겨 다시 한 번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리서치 노트를 통해 샌디스크의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노무라증권은 “샌디스크가 기업용 SSD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가격을 올해 1분기 중 전 분기 대비 100% 이상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고객에게는 1~3년치 공급 확보를 위해 선불 전액 결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가격 상승 압박은 단기에 끝나지 않고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당장 공장을 대폭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공급자 우위 시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용 낸드플래시는 메모리 시장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AI 서버와 데이터 센터 건설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도 돈이 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설비를 집중하자 상대적으로 낸드플래시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은 '비싼 가격'과 '선결제'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물량 확보를 위해 샌디스크의 조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스크가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인상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기업용 낸드플래시가 일반 소비자용 낸드플래시보다 수익성이 높은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업용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1%로 1위, SK하이닉스가 26.8%로 2위다. 샌디스크는 5%로 5위에 있다.
업계에서는 샌디스크발 가격 인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33조~155조원까지 상향됐으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99조~148조원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