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2월 호주 시장에서 나란히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전통 강자 포드를 제치고 누적 판매 3위에 올라섰고, 현대차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 호조에 힘입어 '톱5' 자리를 지켰다.
4일 호주연방자동차산업협회(FCAI)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호주 시장에서 671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은 7.4%(4위)로 집계됐다.
올해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1만3310대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7.5%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기아는 지난해 3위였던 포드를 제치고 종합 3위에 안착했다.
현대차는 역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지난달 6266대(점유율 6.9%)를 판매하며 브랜드 판매 순위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누적 판매량은 1만2122대로 5.7% 늘었고, 점유율도 6.8%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하며 꾸준한 수요를 확인했다.
브랜드별 누적 판매 1위는 2만7916대(점유율 15.7%)를 기록한 토요타가 차지했다. 이어 마쓰다가 1만4734대(8.3%)로 2위에 올랐으며, 기아에 밀린 포드는 1만3023대로 4위에 머물렀다.
한국 브랜드의 선전 속에서도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는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BYD로, 지난달 532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2.2% 급증했다. 현대차와의 판매 격차는 943대 수준이다. 또한 그레이트월모터(GWM·7위), 체리(9위), MG(10위) 등 중국 브랜드 4곳이 판매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모델별 판매 순위에서도 중국산 SUV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체리 '티고 4 프로'는 전년 대비 116.8% 급증한 2315대를 판매하며 3위에 올랐고, GWM '하발 졸리온'은 1804대로 9위를 기록했다. 한국 브랜드 가운데서는 현대차 '코나'가 7.1% 증가한 2023대를 판매하며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 전체 판도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달 호주 신차 전체 수요는 9만712대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지만, 중국산 차량 판매는 2만2362대를 기록하며 단일 월 기준 사상 처음으로 최대 공급국에 올라섰다.
이는 지난 1998년 이후 줄곧 호주의 최대 차량 공급국이었던 일본(2만1671대)을 넘어선 기록이다. 뒤이어 태국이 1만9493대로 3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만1913대로 공급국 순위 4위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자동차가 28년 만에 일본을 꺾고 호주 시장의 주도권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가 강력한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수십 년간 이어온 일본과 한국 차 입지를 뒤흔들고 있다"며 "향후 호주 시장은 단순한 브랜드 경쟁을 넘어 국가별 공급 역량 싸움으로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