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자동차 업계, 방산으로 '새 성장축' 구축

2026.03.16 05:30:03

자동차 대량 생산 전문성...방산과 시너지
르노·셰플러 등 방산 시장 노크…韓에도 기회

 

[더구루=오소영 기자] 독일 자동차 산업계가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르노는 군사용 무인기 시장에 진출했으며, 독일 자동차 부품사 셰플러((Schaeffler)는 인공지능(AI) 드론 생산을 추진 중이다. 현지 정부에서 민간 기업의 방산 참여 확대를 촉진하면서, 한국 기업도 사업 기회를 포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에 따르면 현지 정부와 산업계는 자동차 산업이 보유한 대량 생산 체제와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방위 산업에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자동차와 방산 기술의 접점을 기반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자동차 산업이 축적한 생산 확장 역량을 활용해 방산 분야의 소량 생산 구조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방산 분야에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르노는 방산업체 터지 가얄(Turgis Gaillard)과 군사용 무인기 사업인 초러스(Chorus)에 협력하고 있다. 르노의 설계 전문성과 산업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기간 내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셰플러는 독일 AI 드론 전문기업 헬싱(Helsing)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약 1~2만대 생산을 시작으로 연간 10만 대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셰플러는 드론 시스템에 필요한 핵심 전자부품의 제조·조달을 담당하며, 반도체와 전략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를 지원한다.

 

독일 정부도 민간 기업의 방산 참여를 확대하고자 법·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 초 발효된 '연방군 계획 및 조달 가속화법(BwPBBG)'은 방산 분야에서 검증된 민간 기성품(COTS) 솔루션의 활용을 대폭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자동차용 표준 부품과 기술이 별도의 개조 없이도 방산 시장에서 검토 및 도입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시장 조사 단계부터 민간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안보 핵심 기술 분야에서 직접 계약 범위를 넓혀 조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중소·중견기업에 기회다. 전문가들은 독일 진출을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품질 표준인 AQAP 2110 체계와 TISAX 인증 획득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기존 자동차용 센서·제어장치 등을 방산 환경에 맞게 내구성 중심으로 보강하고, 유럽 자율 시스템 전시회인 'XPONENTIAL Europe'과 같은 현지 행사를 활용해 잠재 협력 파트너를 발굴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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