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비료 부족 사태가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공화당 지지세가 높은 농촌 민심이 비료 가격 폭등으로 들끓고 있어 민주당에 반전의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20일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비료 가격 급등이 미국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비료 협회 데이터를 보면, 전쟁 시작 시점을 포함한 2월 27일부터 3월 6일 사이 미국의 요소(Urea) 수입 가격은 톤당 30% 급등했다. 요소는 작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쓰이는 질소 비료로,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품목 중 하나다.
앞서 미국 금융 분석 전문 기업 ‘울프 리서치(Wolfe Research)’도 지난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비료 교역의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봄철 파종 시기를 맞은 농업과 유통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본보 2026년 3월 12일 참고 "미국·이란 전쟁으로 기름값 이어 먹거리값도 오른다">
이 같은 비료값 폭등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농업 비중이 큰 아이오와주와 미네소타주, 네브래스카주 등 공화당 텃밭 지역 농민들이 비료값 상승으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미시간주 농민이자 전미 옥수수 재배자 협회(NCGA) 이사인 맷 프로스틱은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미지의 영역에 있다”며 “지난 1월 톤당 350달러에 샀던 질소 비료 가격이 현재 6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농민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이란 전쟁 전부터 논의되던 약 150억 달러(약 22조3500억원) 규모의 농민 구제금융을 이란 전쟁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이 며칠 내로 비료 지원책을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료 가격 급등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을 공격하기 위한 사례로 부각하고 있다. 미네소타 에 출마한 제이크 존슨 민주당 후보는 “농민들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반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미 힘들었는데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고,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른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비료값 폭등 사태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조 글라우버 전 농무부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 2022년에는 비료 값도 비쌌지만 곡물 가격도 높아져 농민들이 견딜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곡물 가격이 낮아 농민들의 재무 상태가 더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