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서비스 로봇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육체적으로 힘든 업무를 맡아 직원들이 고객과 진심으로 연결될 수 있는 '숨 쉴 틈'을 제공하는 인간 중심 기술이다."
글로벌 서빙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베어 로보틱스의 후안 히구에로스(Juan Higueros) 공동 창립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로봇 기술이 지향해야 할 가치로 '인간 중심의 혁신'을 제시했다. 단순히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계를 넘어, 서비스 현장의 육체적 고충을 분담함으로써 사람이 서비스의 본질인 진심 어린 케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UCF)에 따르면 UCF 로젠 호텔 경영대학은 최근 발행한 학술지 로젠 리서치 리뷰를 통해 히구에로스 COO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히구에로스 COO는 "우리는 마찰과 육체적 고통을 걷어내는 도구를 만든다"며 "로봇은 현장 직원들이 사람을 더 깊이 돌볼 수 있도록 숨 쉴 틈을 주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히구에로스 COO는 로봇 도입이 서비스 품질을 저하시킨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고객 서비스를 망치는 것은 로봇이 아니라 나쁜 서비스"라고 단언했다. 그는 공동 창립자의 식당에서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으면서도 가족 장례비를 벌기 위해 쉬지 못했던 직원 사례를 언급하며, "기존 운영 시스템은 현장 인력을 충분히 지원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히구에로스 COO가 강조하는 인간 중심의 로봇 서비스는 LG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피지컬 인공지능(AI)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LG는 초거대 'AI 엑사원'을 로봇의 두뇌로 삼고, LG전자의 제조 역량과 베어 로보틱스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결합해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인간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물리적 도움을 주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기술적 투자는 가시적인 경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선제적인 사업 체질 개선과 피지컬 AI 투자 성과에 힘입어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한 1조 6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베어 로보틱스를 포함해 △로보티즈 △로보스타 등 지분 투자 기업들과의 수직계열화가 본격적인 수익성 확대로 연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히구에로스 COO는 시장별 전략에 대해서도 분석을 내놨다.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미국 시장에서는 로봇이 비즈니스 생존과 인력 유지를 위한 필수 도구로 인식되는 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서비스의 정밀함과 일관성을 높이는 효율성 측면에서 환영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히구에로스 COO는 미래의 서비스 산업 리더들에게 "기술과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을 유기적으로 조화시키는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10년 뒤 모든 서비스 현장에 로봇이 인프라처럼 자리 잡을 것"이라며 "기술적 문해력과 인간적 공감 능력을 동시에 갖춘 리더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2024년 최초 지분 투자에 이어 지난해 1월 콜옵션을 행사하며 베어 로보틱스의 지분 총 51%를 확보, 경영권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기존 클로이 중심의 상업용 로봇 사업 일체를 베어 로보틱스와 통합하는 한편, 베어 로보틱스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역량과 자사의 글로벌 제조 노하우를 결합해 로봇 솔루션 시장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