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마차 보급 사업 철수하나?

2021.10.03 09:00:00

2017~2019년 마차 보급 실적 29대
사업소 15곳 성과 저조…청년 창업 지원 효과 의문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마사회가 5년간 6억원 이상 투입한 마차 보급 사업이 철수 갈림길에 섰다. 중장기 마차 보급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사업소들의 성과가 미미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마사회 감사실은 최근 성과감사에서 마차 보급 사업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마차 보급 사업은 승마 문화 확산과 농촌 지역의 고용 창출을 목적으로 2017년부터 시작됐다. 마사회는 2018년과 2019년 각 15대, 2020년 10대 등 총 40대 보급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실적은 2018년 14대, 2019년 6대에 그쳤다. 2017~2019년 총 29대에 불과했다.

 

성과도 특정 업체에 쏠렸다. 마사회는 2017년 7개, 2018년 11개소를 지원했다. 2018~2019년 18곳의 총 체험 인원은 9만9905명이었는데 이 중 3곳이 8만1144명을 기록했다. 세 업체의 수익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인근에 연간 최소 3만명에서 최대 200만명이 찾는 관광지가 있어 고수익이 기대됐던 8곳은 모두 상위 3곳에 들지 못했다. 유명 관광지로부터 고객 유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남은 15곳은 낮은 수익으로 고용을 창출하면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감사실의 판단이다. 마사회는 마차 사업자를 선정하며 추가 고용을 많이 할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2017년 7개소, 2018년 9개소가 1~3명의 추가 고용을 약속했는데 상당수가 현실적으로 인건비 증가를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적 외에 △동물 학대라는 부정적인 인식 △마차 운영 관련 교육·전문가 부족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경량 마차 등을 고려할 때 마차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마사회의 사업소 사후 관리도 논란이 됐다. 마사회는 사업소를 선정한 후 현장을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분기별로 사업자로부터 받은 자료로 실적을 점검하는 게 전부였다. 더욱이 사업장 2개소는 5년간 승마 영업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해소된 이후에도 마차 영업이 어려워 보이지만 마사회는 아무 점검을 하지 않았다.

 

마사회는 지난해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해 돌파구를 모색했다. 마차 관광 사업을 할 청년 창업자 2명을 선발해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창업 지원으로 마차 보급을 확대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선정된 사업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고 이들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범 사업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마사회는 향후 감사실의 지적에 따라 청년 창업 지원을 비롯해 마차 보급 사업의 성과와 효과성, 전망을 분석하고 추진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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