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공격기 FA-50의 이집트 수출길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집트 국영 방산업체와 동맹전선을 구축한데 따른 것이다.
이집트 국영 아랍산업화기구(AOI)는 KAI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FA-50 훈련기 제작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강웅식 KAI 이사회 의장과 목타르 압델 라티프 AOI 회장 등이 참석해 서명했다.
AOI는 지난 1975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에서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아랍 국가들의 방위산업을 전담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지난 1993년 이후로는 이집트가 회사 소유권을 독점하고 있다.
이번 협력에는 최신 기술 이전과 훈련 지원 등이 포함됐으며 양국 간 조정위원회를 통해 공동사업 이행을 추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KAI와 AOI는 이집트와 인접한 아프리카와 아랍 국가들을 대상으로 전투기 수출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KAI는 이집트에 첨단 훈련용 제트기 FA-50/T-50 골든이글의 수출과 공동 생산을 제안했다. 이집트군은 약 100대의 항공기 주문으로 구형 알파 제트기를 대체할 새로운 제트 훈련기를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2023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절차가 진행 중이다.
KAI가 이집트와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을 통틀어 최대 군사강국으로 손꼽히는 이집트는 훈련기와 전투기를 교체할 계획이다. 또 이집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은 내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각종 훈련기의 잠재적인 소요는 100여 대에 달해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강웅식 KAI 이사회 의장 겸 고문은 "KAI는 앞으로도 많은 방위산업 분야에서 AOI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목타르 압델 라티프 AOI 회장은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대통령의 기술 현지화와 현지 구성 요소 비율 증가의 중요성에 대한 지침을 이행함에 있어 국제 전문가와의 협력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KAI FA-50은 경쟁 기종인 중국 AVIC의 L-15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 대비 이집트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과 높은 호환성을 자랑하며 교육 훈련에도 최적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