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구루] 윤상현의 선구안 '적중'…HK이노엔 인수 3년 새 한국콜마 효자

2023.01.30 06:00:00

HK이노엔 작년 매출 8550억 전망…올 9370억 예상
한국콜마서 폭풍 성장…미래 먹거리 확보 성공 평가
바이오 벤처 투자 지속, 종합 뷰티 헬스케어로 도약

[더구루=한아름 기자]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이 한국콜마에 편입되자 마자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 위식도질환치료제 케이캡의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덩달아 한국콜마의 기업가치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HK이노엔 인수 결단엔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있었다. 그룹의 방향성을 결정 짓는 인수합병(M&A)에 힘을 실었다. 일각에선 윤 부회장이 HK이노엔 인수로 헬스케어 분야 인수·합병에서 '신의 한 수'를 뒀다고 평가한다. 수익성 전망을 고려하면 M&A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콜마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제약·음료(HB&B) 등 전 부문에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하나증권은 한국콜마에 대해 업종별 차이가 있지만 작년 대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며 기업 가치가 온전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HK이노엔의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6.4% 증가한 9374억원, 영업이익은 18.5% 증가한 87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P-CAB제제)은 단박에 효자 상품으로 올라섰다. 올 초 중국 보험 급여에 등재됨에 따른 추가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캡은 지난해 4월 현지 파트너인 뤄신이 '타이신짠'이라는 이름으로 현지 출시한 바 있다. 보험 급여에 등재될 경우 3조3000억원 규모의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인수 3년 새 달라진 여론… 윤상현 부회장 뚝심으로 인수

 

윤동한 회장의 장남인 윤 부회장은 2009년 한국콜마에 합류하기 전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몸 담으며 기업 성장전략과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안목을 길러왔다. 그는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위주의 기존 사업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전문의약품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시장은 냉소적이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HK이노엔)를 인수한 2018년 2월만 해도 과도한 투자라는 꼬리표가 달라 다녔다. 시장에선 한국콜마가 HK이노엔을 인수하기엔 무리라고 지적했다. 한국콜마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영업이익(2017년 669억원)의 20배를 인수자금(1조3100억원)으로 쏟아부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용평가업계도 한국콜마의 재무 건정성 악화에 무게를 두면서 장기 신용 등급에 대해 부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콜마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윤 부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HK이노엔 인수라는 큰 결단을 내렸다. 직접 HK이노엔 인수합병(M&A)을 기획,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HK이노엔이 콜마그룹에 편입된 지 이듬해 케이캡이 출시되면서 윤 부회장은 말그대로 잭팟을 터트렸다.

 

HK이노엔의 2018년 매출은 4900억원대에 그쳤지만,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추청치는 8550억원이다. HK이노엔이 콜마그룹의 실적을 이끄는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시장의 우려는 3년 새 180도 바뀌었다. 윤 부회장의 전략이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 HK이노엔의 매출이 1조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케이캡 중국·싱가포르 승인에 이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허가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연내 결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R&D 적극 지원" 윤 부회장 약속에 연구 박차

 

HK이노엔은 케이캡에 이어 제 2의 성장축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신약 연구에 매진 중이다. 윤 부회장도 "신약 개발을 통해 2028년 글로벌 브랜드 제약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부문의 역량 확충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만큼 콜마그룹 차원에서 HK이노엔의 신약 연구를 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HK이노엔은 지난해 하반기에 R&D 조직 내 신약연구소를 대상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 업무 효율화를 꾀했다. 연구소 내 신약개발담당을 신설해 △신약연구센터 △의약평가센터 △K프로젝트(AI 신약 연구)팀을 산하로 뒀다. 신약개발담당은 케이캡 개발 주역인 김봉태 임상개발실장(상무)가 이끄는 부서인 만큼 블록버스터 약물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신약 연구는 콜마그룹이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프로젝트인 데다 HK이노엔의 건기식 실적도 탄탄한 만큼 올해 사업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컨디션과 헛개수라는 탄탄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실적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1위를 기록 중인 컨디션은 출시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해서 선두 자리를 유지 중이다.

 

윤 부회장도 HK이노엔과 콜마그룹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시너지 사업 구상이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콜마그룹은 지난해 9월 KB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2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 펀드에 단독 출자 기업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콜마홀딩스·한국콜마·HK이노엔·콜마비앤에이치·연우 등 5개사가 각각 100억원씩 총 500억원을 출자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빠른 미국과 인도·동남아 지역의 유망한 바이오 벤처에 투자하겠단 목표다.

 

또 윤 부회장은 글로벌 화장품 의약품 건기식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 영역의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콜마 그룹은 스마트 의료 기기, 비대면 서비스망 등 미래 지향형 기술에 대한 직접 투자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2020년 이후 콜마그룹이 실시한 유망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 규모는 263억원에 달한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향후 글로벌 종합 뷰티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반을 닦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윤 부회장 프로필이다.

 

▲1974년생 ▲1999년 서울대 농경제학과 학사▲2000년 영국 런던정경대(LSE) 경제학 석사 ▲2002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경영공학과 석사 ▲2006년 베인앤컴퍼니 ▲2009년 한국콜마 기획관리부문 상무 ▲2011년 한국콜마 부사장 ▲2015년 한국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 ▲2018년 CJ헬스케어 공동대표이사 ▲2019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

한아름 기자 arha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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