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마린엔진이 엔진 터보차저 분야 글로벌 리더 기업 '엑셀러론(Acelleron)'과 터보차저 생산에 협력한다. 연말부터 HD현대마린엔진의 대구 공장에서 엑셀러론의 터보차저를 만든다. HD현대마린엔진의 생산 노하우와 엑셀러론의 기술력을 합쳐 글로벌 시장 고객 확보에 나선다.
4일 엑셀러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HD현대마린엔진과 터보차저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HD현대마린엔진의 공장에서 A100-M 레이디얼 터보차저를 제조한다. 오는 12월 말부터 초도품 조립을 시작할 예정이다.
터보차저는 엔진 출력·토크를 높여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엔진 보조 장치다. 엔진 배기가스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고, 이 회전력을 활용해 흡입하는 공기를 대기압보다 강한 압력으로 밀어 넣는 원리다. 선박, 철도, 발전기용 엔진에 쓰인다.
HD현대마린엔진과 엑셀러론이 생산할 A100-M 레이디얼 터보차저는 4행정(4-Stroke) 중형엔진을 위한 제품이다.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등 선박에 활용된다. 그동안 엑셀러론의 스위스 공장에서 양산됐으나 연말부터 한국에서도 생산하며 리드타임(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과 운송비를 줄이고, 아시아에서 양사 모두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설비를 활용하는 만큼 추가 투자비는 없다.
HD현대마린엔진은 STX중공업을 품으며 지난 7월 새롭게 출범한 회사다. STX중공업은 터보차저 국산화에 성공해 전 세계 조선소에 2만 대 이상 공급하는 저력을 보였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출범 직후부터 그룹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HD현대마린엔진 창원공장을 방문해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내비쳤었다. 터보차저와 크랭크샤프트(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장치) 기술을 토대로 2030년 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엑셀러론과의 파트너십은 HD현대마린엔진의 장기 성장 비전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엑셀러론은 터보차저 시장 강자인 ABB 터보차저 사업부가 분리해 시작된 회사로, HD현대와 2행정 터보차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엔진 부분 부하 최적화 서비스'도 론칭했다. 작년 10월 자동차운반선 1척, 지난 3월 동일한 선박 4척을 수주하며 시너지를 냈다.
강영 HD현대마린엔진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산업용 터보차저 회사인 엑셀러론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두 회사간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