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경영리더)의 남편인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이 'K컬처' 영토 확장에 발 벗고 나섰다. 정 총괄이 CJ ENM 인기 드라마 리메이크판 작품을 내세워 해외 시장 확대를 추진함에 따라 글로벌 콘텐츠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괄은 그룹의 K콘텐츠 확산 사업에서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질 걸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튀르키예 제작사 O3 메드야(O3 MEDYA)·다스 야핌(DASS Yapim) 등과 눈물의 여왕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CJ ENM이 해외 기업과 눈물의 여왕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킨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CJ ENM은 해당 라이선스 계약을 토대로 O3 메드야·다스 야핌과 협력해 눈물의 여왕 튀르키예판을 제작해 현지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튀르키예 방영 이후 다른 국가에서도 리메이크판 눈물의 여왕을 방송하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J ENM이 유럽 시장 확대를 본격화함에 따라 유럽에서 K콘텐츠 확산이 탄력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튀르키예 진출은 정 총괄이 사업 초기부터 직접 관여해 이뤄낸 성과로 알려져 있다. 정 총괄은 CJ그룹 콘텐츠 사업의 세계화를 이끌어갈 인물로서 활동 보폭을 더욱 키워나갈 걸로 기대된다.
해외 무대에서 각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드라마 리메이크를 꾸준히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내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 총괄의 행보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8월 홍콩 엔터테인먼트기업 메이커빌(MakerVille)과 협력해 현지 시장에 리베이크버전 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을 제작·공개한다고 발표했다. <본보 2024년 8월 30일 참고 'K콘텐츠' 대표주자 통했다…CJ ENM tvN '소용없어 거짓말' 홍콩서 리메이크>
같은달 인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ZEE5를 통해 리메이크판 시그널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 2020년 일본, 지난 2022년 태국에 이어 해외 시장에 선보이는 3번째 리메이크 버전이다. 일본판 시그널의 경우 원작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지 문화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3'에서 '아시아 최고 TV 포맷 각색 콘텐츠'로 선정됐다.<본보 2024년 8월 19일 참고 CJ ENM '시그널' 인도서 리메이크…일본·태국 이어 해외시장 홀린 K드라마>
세바스찬 김(Sebastian Kim) CJ ENM 인터내셔널 콘텐츠 세일 디렉터는 "올해 대표 흥행작 눈물의 여왕 리메이크 버전을 튀르키예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눈물의 여왕이 튀르키예 문화를 반영해 어떻게 각색될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정 총괄은 CJ ENM 오리지널 콘텐츠 해외 수출에도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정 총괄의 주도 아래 성사된 것으로 알려진 브라질 최대 미디어 기업 글로보(Globo)와의 패키지 계약이 대표적이다. CJ ENM은 해당 계약을 토대로 연내 글로보가 보유한 TV·VOD 플랫폼 등을 통해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멕시코 대형 민영방송사 텔레비사 카날 5(Televisa Canal 5)와의 협업도 정 총괄이 이끌어냈다. 멕시코에 인기 드라마 '여신강림', '도깨비' 등이 방영된다. 페루 통신기업 비텔(Bitel)과도 K드라마 현지 공개를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본보 2024년 10월 29일 참고 'CJ 사위' 정종환, 글로벌 보폭 확대…CJ ENM K콘텐츠 중남미 시장 '노크'>
정 총괄은 CJ ENM K컬처 확산의 선봉에 서서 해외 무대를 종횡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CJ 미국지역본부에 입사해 본부장과 상무 등을 지낸 정 총괄은 지난 2월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로 선임됐다. 지난 2018년 CJ 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컴퍼니 인수, 지난 2022년 CJ ENM의 미국 헐리우드 제작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옛 엔데버 콘텐츠) 인수를 주도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