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을 가속화해 관련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030년 국내 5대 제약사 도약이라는 ‘비전 2030’ 실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는 2030년 총 22개 바이오시밀러 상업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Infliximab)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Rituximab)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트주맙·Trastuzumab) 등 현재 6종인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을 향후 6년 내에 3배 넘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Actemra)·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Ocrevus)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12종, 키트루다(Keytruda) 등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7종, 천식 및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Xolair)·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Prolia) 기타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3종 등으로 구성된 바이오시밀러 라인업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바이오시밀러의 뒤를 이을 히트 제품 육성을 통해 장기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셀트리온의 행보로 풀이된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조사 결과 지난 2분기 기준 램시마는 유럽에서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7년 연속으로 인플릭시맙 처방 시장 선두를 질주했다. 특히 유럽 주요 5개국(독일·스페인·영국·이탈리아·프랑스)에서 램시마SC를 포함한 램시마 제품군의 합산 점유율은 76%를 기록, 독보적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 제품 글로벌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트룩시마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3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허쥬마의 경우 유럽에서 23%의 점유율을,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에서는 6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단박에 셀트리온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셀트리온이 올린 매출은 8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4936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2조1764억원)을 돌파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계획대로 순항하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강자' 셀트리온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 의약품청(EMA)에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지난 8월 FDA로부터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획득했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전체 매출 성장과 함께 고마진의 후속제품(램시마SC·유플라이마·베그젤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분기 30%에서 3분기 41%로 증가했다"면서 "기존 제품의 점유율은 유지하면서 신규 제품의 확대를 추진하는 동사의 중장기적인 스토리가 실적에 반영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