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은 기후변화의 대안인가?' 그 대답은 지난 2001년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나왔다. 결론은 '대안이 될 수 없다'였다. 23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주요 22개국은 지난해 총회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확대하자고 합의했다. 퇴물 취급받던 원전이 탄소중립의 수단으로 부상한 오늘날, 한국은 그 중심에 있다. 한국은 지난 1978년 고리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50년 가까이 원전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원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더구루는 한국이 주목하는 원전 도입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정부·에너지 기관·기업 등을 만나 △각국 원전 정책 △민·관 파트너십 △미래 원전 사업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한국 원전 산업의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구루=오소영 기자] 체코전력산업연합(CPIA)는 체코 원전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다. 2015년 9월 설립된 후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와 체코 펌프 장비 제조사 시그마그룹, 원전 기자재 생산기업 스코다JS 등 18개 주요 기업을 회원사로 뒀다. 회원사의 총매출액은 28억7400만 유로(약 4조2700억원)에 달한다.
원전 산업의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만큼 CPIA는 신규 원전 입찰 때부터 관여해왔다. 팀코리아와 여러 차례 회동하며 협력을 다졌다. 신규 원전 사업의 청사진과 효과를 지리 홀린카(Jiri Holinka) CPIA 위원으로부터 들어봤다.
Q : 체코가 원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 체코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로 약속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석탄화력 발전 비중은 50%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겠지만 전기 생산을 위한 태양광과 바람 등 천연자원이 부족해 체코는 원전에 집중하고 있다.
Q : 팀코리아와 체코 원전 업계의 협력을 어떻게 보시는가?
A : CPIA와 팀코리아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우리는 이번 사업을 체코 기업의 경험을 적용하고 기술적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CPIA는 지난 9월 20일 한국원자력산업협회와 MOC(Memorandum of Cooperation)에 서명했다. 협력 내용은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사업 시행을 위해 체코 기업의 기술 지원이다.
Q : 체코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을까?
A : 한수원은 신규 원전의 국산화율 목표를 60%로 설정했다. 2차 계통과 보조기기(BOP), 전기·기계 시스템, 특정 부품 공급에 있어 체코 제조사들이 참여할 수 있다. 원전의 운영과 유지관리도 현지 업체가 맡을 것이다.
Q : 체코전력공사(CEZ)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은 현재 얼마나 진행됐는가?
A : 의심할 여지 없이 CEZ는 SMR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9월 SMR 기술 개발과 건설을 위해 영국 롤스로이스 SMR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체코 기업들은 SMR 사업 개발과 구현에 참여할 수 있다.
Q : 체코가 롤스로이스를 파트너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 CEZ는 7곳으로부터 지원 의사를 확인해 평가를 거쳤다. 평가 결과 롤스로이스 SMR이 가장 우수한 회사로 선정됐다. 대형 원전 입찰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와 유사하게 롤스로이스 SMR의 안정성 평가도 실시할 예정이다.
Q : 한국의 혁신형 SMR(i-SMR)은 어떻게 평가하며 한국과도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가?
A : 최근 수년 동안 SMR은 빠르게 진화했으며 CEZ 외에도 체코에 SMR 건설을 검토하는 투자자들이 있다. SMR 제조사를 선정하는 것은 여전히 열려있다.
Q : 체코 원전 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
A : 원전 관련 교육을 수행해야 하고, 체코 산업의 구조조정도 진행해야 한다. 원전 산업계의 생산능력 증대와 인력 양성, 용이한 자금 조달 지원 등이 필요하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