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씨티그룹이 내년 구리 가격 약세를 전망했다.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추가 무역 관세 정책과 중국의 경제 리스크가 구리 소비와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리 가격이 오는 2025년 평균 톤(t)당 8750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1만250 달러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수치다.
맥스 레이턴(Max Layton) 씨티그룹 애널리스트가 이끄는 팀은 이번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긴축적 통화 정책과 전기차 정책 지원 완화로 인해 글로벌 제조업 회복이 오는 2025년 이후로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리 가격은 이미 지난 5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약 20% 하락했다.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 달러 강세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의 추가 재정 부양책 기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구리 시장 전망은 더 악화한 상황이다.
씨티그룹은 "내년에는 정제 구리 시장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면서도 "순환적인 수요 부문에서는 소비가 정체되겠지만, 탈탄소화로 인한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광산 공급 증가세가 여전히 둔화할 것으로 보여 이러한 요인들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구리 가격은 오는 2026년 글로벌 제조업이 통화 완화 정책에 반응하기 시작하면 t당 1만 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알루미늄과 아연 등 주요 금속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내년 알루미늄 가격 전망치는 약 4% 낮춘 t당 2640 달러, 아연은 5% 감소한 t당 2800 달러로 예측됐다.
한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9일 오전 기준 t당 9100.50달러로 0.2% 하락했으며, 다른 금속 가격도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보이거나 하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