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유일 코발트 생산업체인 저보이스 글로벌(Jervois Global)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무분별한 관세 적용이 아닌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보이스 글로벌의 미국 사업 책임자인 매튜 렌게리히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 콘퍼런스에 참석해 “관세는 조심히 다뤄야 한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망치가 아닌 메스 같은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코발트와 리튬, 기타 주요 광물을 생산하는 대다수 업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값싼 금속을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 외에 캐나다와 멕시코 등 여러 국가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활용해 미국 채굴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렌게리히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미국 광산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관세를 무턱대고 부과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렌게리히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코발트와 기타 주요 광물은 원석 상태가 아닌 가공된 상태로 들어온다. 이 때문에 중국산 코발트에 관세를 부과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효력은 떨어진다는 게 렌게리히 주장이다.
실제 미국은 이미 중국산 코발트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코발트를 직접 미국으로 들여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대신 렌게리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금 공제 혜택을 주요 광물 조달처와 연계하는 방안을 정부가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렌게리히는 “IRA 시행으로 실제 구매 행동의 변화를 봤으며, 궁극적으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황산코발트에 대해 최대 25%의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고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렌게리히는 미국 광산업체들을 재정적으로 돕고 국방 목적의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원자재 가격이 낮을 때 금속을 비축하는 국가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렌게리히는 “이러한 공급망 구축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기대한다”면서 “이러한 일들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고 결실을 맺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라고 역설했다.
한편, 저보이스 글로벌은 지난 2022년 미국 아이다호주 살몬 리버 마운틴의 해발 8000ft(피트)에서 코발트 광산 개발을 시작했다. 여기엔 2억 달러(약 29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