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 납품한 전동차가 5년 만에 운행을 개시했다. 현지에서 전동차 공급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14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에 공급한 2층 전동차 '마리융(Mariyung)' 2대가 이달 3일(현지시간)부터 일반 승객 대상 운행을 시작했다. 시드니 터미널과 뉴캐슬 인터체인지를 잇는 노선을 시작으로 조만간 블루마운틴라인과 사우스코스트라인 노선에서도 운행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마리융이 운행에 돌입한 것은 현대로템이 뉴사우스웨일스주 교통부에 전동차를 인도한지 5년여 만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9년 전동차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주 철도 트램 버스노조(RTBU)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도입을 반대하며 장기간 사업이 중단됐었다.
RTBU와 합의 끝에 노조가 요구한 △고급 CCTB △경보 시스템 △도어 컨트롤 등을 추가키로 했다. 작년 1월 기계와 전기 시스템 테스트를 실시하며 운행 준비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본보 2023년 1월 27일 참고 '현대로템 수주' 호주 전동차 사업 재개 임박>
마리융은 현대로템이 지난 2016년 수주한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2층 전동차 공급 사업 일환이다. 현대로템은 당시 UGL 리미티드, 미쓰비시전기 오스트레일리아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비법인형 합작회사 '레일커넥트 NSW'를 설립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대로템은 뉴사우스웨일스주에 2층 전동차 512량을 공급키로 했다. 해당 계약 금액은 총 8894억원이다. 옵션 물량 136량까지 더하면 계약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했다. 2019년과 2021년에 각각 42량과 56량의 추가 공급 계약도 확보했다. RTBU 요구에 따라 전동차를 개량하기 위해 작년 8월 뉴사우스웨일스주가 발주한 2층 전동차 개조 사업 계약도 따냈다. 수주액은 약 1715억원이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수주 건을 계기로 호주 시장에 진출한 현대로템은 굵직한 사업을 잇따라 확보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작년 6월 호주 퀸즐랜드주로부터 1조2164억원 규모의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현지화를 위해 전동차 부품 제조 공장도 짓는다. 열차 차체 부품을 만들기 위해 메리보러(Maryborough)에 3000만 달러(약 390억원) 규모의 시설을 설립한다. <본보 2023년 11월 23일 참고 [단독] 현대로템, 호주 전동차 부품 공장 만든다>
조 헤일런 뉴사우스웨일스주 교통부 장관은 "뉴사우스웨일스주는 5년 만에 새로운 도시 간 전동차를 선로에 올렸다"며 "다음 열차는 현지에서 제조해 도입을 좀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